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美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본격화

롬니 독주 속 잠룡들 출마 눈치보기…오바마 대항마는 누구?<br>롬니 '경제대통령 후보' 앞세워 他 경선주자들 멀찌감치 따돌려<br>라이벌 페일린·줄리아니 등은 2016년 대권 목표로 몸사리기 <br>여름 지나야 경선 윤곽 잡힐듯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항할 공화당 대선 후보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미트 롬니 전 메세추세츠 주지사가 독주에 나섰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내년 1월 첫 예비선거(primary)가 실시되는 뉴햄프셔 맨체스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경선 참여를 선언한 7명의 주자들이 모여 벌인 토론회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론조사에서 줄 곧 1위를 달리고 있는 그가 1월부터 시작되는 예비선거와 코커스(Caucus) 레이스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의 내년 본선 경쟁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없는 만큼 대선보다는 하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하면서 상원 장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일부 '잠룡'들이 2012년 대선 보다는 2016년을 겨냥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멀찌감치 앞서가는 롬니=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선주자는 롬니 전 주지사,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론 폴 텍사스주 하원의원,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주 하원의원, 릭 센토럼 전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허먼 케인 갓파더스 피자 전 최고경영자(CEO) 등 7명이다. 바크먼은 이 토론회를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로 활용했다. 당초 이 토론회를 통해 주자들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롬니 주지사를 집중 공격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됐을 뿐 롬니에 대해서는 변변한 공격이 없었다. 롬니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경우 러닝메이트로 낙점 받을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공격을 자제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토론회와 관련, 롬니가 경선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가 됐으며 앞으로 레이스에서 누가 그의 라이벌로 떠오를 지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08년 존 메케인에 공화당 후보 자리를 내줬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25년간 경영자 경험을 앞세워 경제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경제대통령 후보로 다른 후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약점도 물론 있다. 메세추세츠 주지사시절 실시했던 '건강보험개혁'(롬니케어)가 그를 따라다닌다. 모르몬교 신자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화당내 정통 기독교 세력들의 호감을 살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최근에는 미 국민들의 3분의 1일 모르몬교를 믿는 대통령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저울질 하는 잠룡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날 토론회에 나온 주자들 가운데서는 롬니의 독주를 저지할 만한 인물은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때 강력한 경쟁자였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 불참한 채 오페라를 관람했다거나, 부인과 함께 수십만달러의 보석을 구입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추락하고 있다. 그의 선거팀을 이끌던 참모들도 최근 대거 이탈하면서 선거판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처지다. 롬니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폴렌티 전 주지사는 토론회에서 별다른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의 평가에서 롬니에 이어 두번째로 토론회를 잘한 것으로 평가받은 바크만 의원이 돋보이기는 했지만, 그녀 역시 티파티라는 한계로 롬니의 상대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들 보다는 새로 레이스에 뛰어들 주자들이 롬니의 대항마로 더 주목 받고 있다. 존 헌츠먼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14일 한 행사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도전을 다음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헌츠먼은 공화당원임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 2009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오바마 행정부 초대 중국대사로 재직한 인물. 그는 다른 후보들이 갖고 있지 못한 풍부한 외교분야에서의 경험을 선거전에서 무기로 활용할 태세다. 미 언론은 헌츠먼이 대선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들 경우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흡수하면서 롬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경선 참여 여부도 관심이다. 그는 전국을 도는 버스투어를 이유로 이번 토론회에 불참했지만, 티파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페리 주지사는 지난 1998년 부지사에 당선된 후 2000년 조지 부시 당시 주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주지사직을 승계했고, 2002년부터 지금까지 3선에 성공했다. 깅리치의 조직에서 빠져나온 참모들이 페리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전국적인 지명도와 대중적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역시 선두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후보로 꼽힌다. 그는 올 여름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확히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어떤 주자들이 뛸 지는 올 여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공화당은 오는 9월부터 전국을 돌며 6회 정도의 공식토론회를 개최하고, 내년 1월부터 예비선거 및 코커스를 통해 후보선출에 나서게 된다. 대선 후보는 내년 2~3월 예비선거가 몰려 있는'슈퍼 화요일'즈음에 결판나게 된다. 그러나 누가 나와도 현직대통령을 상대로 한 선거는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실시된 미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경우는 3번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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