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이심성 경상대 화학과 교수

금속초분자 네트워크 제조방법 독자 개발<br>나노초분자 물질 다양한 특성 활용<br>금속의 거대고리 자기조립 밝혀내<br>메모리 소자 등 개발에 도움 기대

단결정 간 구조변환을 통해 광발광 변화가 유도되는 지능성 나노초분자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심성(가운데) 경상대 화학과 교수가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실험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자연에는 구조와 기능 면에서 탁월한 특성을 지닌 엽록소ㆍ헤모글로빈 등 '생물초분자(Biosupramolecule)'가 존재한다. 최근 생물초분자의 모방체를 인공으로 합성해 신소재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나노기술에도 접목돼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심성 경상대 화학과 교수는 헤모글로빈처럼 중심에 동공을 갖는 거대고리 화합물을 분자 수준에서 합성한 후 금속이 동공 외부에 배위(配位)되는 자기조립을 통해 기존 방법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금속초분자 네트워크 제조방법을 독자적으로 개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특히 금속의 선택성과 자기조립 특성을 지닌 거대고리 화합물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기존의 산소ㆍ질소 거대고리는 금속을 동공의 중심에 잡아 불연속 착물(complex)을 이룬다. 반면 황(sulfur)을 주개원자(donor atom)로 갖는 거대고리의 경우 금속이온이 고리의 외부에서 위치가 바뀌는 경향을 나타내는데 이 교수는 이 점에 착안해 거대고리 네트워킹 개념을 도입했다. 이를 토대로 거대고리 배위고분자는 물론 고리형 올리고머(oligomer) 등 다양한 나노초분자 제조방법을 개발했다. 특히 이러한 나노초분자 물질은 다양한 광물적 특성을 보여 구조와 물성 간의 상관성 연구를 통해 나노 센서와 나노 스위치 등 나노 디바이스로 응용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할 경우 차세대 나노소재 화합물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체구조 분야의 주요 이슈인 단결정 간 구조변환을 통해 광발광 변화가 유도되는 지능형 나노초분자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교수의 연구성과는 지난 2008년 화학 및 응용화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에 게재됐다. 이어 후속연구인 가역적 광발광 나노스위칭 연구도 같은 학술지에 연이어 실리는 등 연구성과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 교수는 "앞으로 금속초분자의 단결정 상태에서 용매의 배위환경을 조절해 새로운 배위 기하구조를 유도하고 이들 구조변화에 수반되는 물리적 특성 중 특히 광발광 메커니즘에 대한 심층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용매 광발광에 기초한 나노스위칭을 구현하게 되면 분자인식, 발광 메커니즘 이해 및 작동원리를 파악할 수 있어 복합재료, 에너지, 환경, 정보, 나노 및 메모리 소자 등의 기술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08년 광발광성 나노스위치 초분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2009년에는 무른 금속과 단단한 금속을 동시에 잡는 수용체, 나노과학 분야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결정성 나노패턴 초분자물질을 제조하는 데 성공하는 등 거대과학 초분자화학 분야에서 독창적인 연구성과를 잇따라 거두고 있다. 1984년 경상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 20여년간 초분자화학 연구를 일관되게 수행하면서 미국화학회지 등 세계적 학술지에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서울ㆍ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환경이 열악한 지방 국립대에서 일군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이 교수는 "어려운 연구환경에서도 동고동락하며 연구에 매진한 많은 대학원생들과 연구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면서 "앞으로 가능성과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발전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과학도들을 위해 좋은 모델이자 멘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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