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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한국 사상 3번째 '노메달 개최국' 수모

남자 경보 6ㆍ7위가 최고…육련 회장 “경보, 장대 등에 투자 아끼지 않겠다”

혹시나 했지만 ‘깜짝’ 메달은 없었다. 한국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세 번째 ‘노메달 개최국’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한국 육상대표팀은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폐막일까지 단 1개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남자 마라톤에 기대를 걸어봤지만 정진혁(건국대)이 2시간17분04초로 23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19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세계육상선수권이 처음 열린 이래 개최국이 메달 없이 대회를 끝낸 경우는 1995년 스웨덴의 예테보리, 2001년 캐나다의 에드먼턴에 이어 대구가 세 번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김현섭(삼성전자)이 남자 20㎞ 경보에서 기록한 6위가 가장 높은 순위로 남게 됐다. 당초 목표도 메달 획득은 어렵다고 보고 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 진출자를 배출하자는 ‘10-10’이었다. 그러나 한국 육상은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했다. 김덕현(광주광역시청)이 남자 멀리뛰기 결선에 올랐고 박칠성(국군체육부대)이 남자 50㎞ 경보에서 7위에 올라 ‘3-3’을 이루는 데 만족해야 했다. 4년 전 세계선수권 개최를 확정한 뒤 케냐ㆍ미국 전지훈련과 외국인 코치 초빙 등으로 개최국의 체면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다시 한번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만 것이다. 중국이 금 1개, 은메달 2개로 육상 강국들과 어깨를 견주고 일본도 금메달 1개로 세계 무대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사이 한국은 안방에서 들러리 노릇만 해야 했다. 한 명도 톱 10에 오르지 못했던 2년 전 베를린 대회와 비교해도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쳤다. 정순옥(여자 멀리뛰기), 지영준(남자 마라톤) 등 주축들의 부상이 뼈아팠던 한국은 그나마 작은 희망은 발견했다. 전반적으로 기록이 저조한 대회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 4개의 한국 신기록(타이기록 포함)을 작성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SH공사)가 4m40을 넘었고 남자 10종경기의 김건우(문경시청)는 7,860점을 기록했다. 또 남자 1,600m 계주팀은 3분04초05를 찍었고 남자 경보의 박칠성은 한국기록을 3분 가량 앞당겼다. 물론 한국기록을 세워도 메달권에 턱없이 모자랄 만큼 세계 수준과의 격차가 컸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접근할 동기부여로는 특기할 만했다.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4일 “차세대 주자를 발굴하지 못했고 선수를 교체해 대회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학교 체육을 활성화해야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육상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면서 “내년 런던 올림픽을 향해 가능성을 보인 경보와 마라톤, 장대높이뛰기, 400ㆍ1,600m 계주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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