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들이 돈을 받지 않고 무조건 광고를 실어주는 속칭 '대포광고' 행태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고 의사가 없는 곳에도 1일부터 4일까지는 무료로 광고를 내보내고 오는 5일에 광고청약을 하라는 식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2일 "예산 문제로 종편에 광고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종편 측에서 4일까지 공짜로 해줄 테니 일단 광고자료를 넘기라고 해서 현재 광고가 나가고 있는데 사실상 대포광고"라며 "5일에 가서 광고를 계속 할지 안 할지를 판단하라고 하던데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즉 나흘 동안은 돈을 받지 않고 종편 측에서 광고를 해주는 셈이다. 이 같은 요구는 JTBC∙조선TV∙채널A∙MBN 등 4사가 동시에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말로는 자율형태지만 5일에 가서 광고를 안 한다고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종편 측에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광고 집행금액을 기준으로 금융사별로 광고할당 물량을 제시한 상태"라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가장 많은 매체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수준이 연간 1,000억원 가까이 된다. KB금융 등은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B은행의 한 관계자는 "종편 측에서 며칠간은 공짜로 틀어준다는 제안을 해왔지만 대포광고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종편 측에서 이처럼 광고문제로 직간접적인 압박을 계속 해와 큰 부담이다. 첫날 시청률이 1%도 채 안되는 수준이어서 업체 입장에서는 종편의 과도한 광고단가 등이 불만이다. 시청률 조사업체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일 오후10시에 방송된 'JTBC뉴스10'이 전국 가구 시청률 1.2%를 기록해 가장 높았을 뿐 나머지 종편사들의 프로그램은 1%를 훨씬 밑돌았다.
한 금융권의 관계자는 "종편에서 금융사에만 광고를 공짜로 틀어줬다고 보지는 않고 대기업 등 광고의사가 없는 기업체들에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JTBC∙조선TV∙채널A는 지상파 광고단가의 70%, MBN은 50%를 요구하고 있는데 시청률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종편 측은 이에 대해 "개국에 따른 서비스 차원의 광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