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1일 “자유로운 통상정책은 지지하지만 협상이 잘못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오는 6월 임시국회에 한미FTA 비준안을 제출할 경우 민주당 등 야권의 강한 반발로 인해 큰 진통이 예상되며, 본격적인 논의는 9월 정기국회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이날 KBS1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정부가 결코 재협상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쪽 입장만 반영해 새로 고침으로써 국익 측면에서 손해가 더 커져가고 있다”며 비준안 처리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자유로운 통상정책을 지지하지만 협상을 잘못해 손해 볼 수 있는 FTA, 손해 보는 국민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준비 안 된 FTA에는 동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게다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피해산업 및 피해국민의 규모가 한ㆍEU(유럽연합) FTA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어, 훨씬 더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손 대표가 조기에 한미FTA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한ㆍEU FTA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여야 원내대표끼리 합의한 뒤 막상 당내 반발로 본회의 표결에는 불참하는 등 우왕좌왕해 일각에서‘봉숭아학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데 따른 것이다.
손 대표는 이어 영등포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파적, 이념적 편견에 우리를 가두지 않고 민주, 희망대장정 정신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가는 정당이 되기 위해 제도와 사람을 바꾸고 정책을 생산하는 방식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경북 구미의 단수 사태를 언급하며“수자원공사가 생활용수를 산업용수로 돌린 것은 가치의 전도”며 “국민 개개인의 삶이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