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선 왕실의 위엄 물씬∼ 궁중회화 작품 만나보세요

삼성미술관 리움 상설특별전 7월31일까지

일월오악도8곡병

'화성능행도8곡병' 중 우측 4폭

1만원권 지폐 도안의 주인공은 세종대왕이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배경을 이루는 그림은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라는 전통그림이다. 다섯 개의 산봉우리 위로 오른쪽에는 붉은 해, 왼쪽에는 흰 달이 떠 있고 폭포와 파도, 소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라고도 불리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형식의 그림이며 주로 조선 궁궐의 어좌 뒤에 병풍 형태로 설치됐다. 해와 달은 왕과 왕비, 산봉우리는 높은 왕권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고 시경(詩經)의 ‘천보(天保)’편과 관련해 군왕의 덕망과 조상의 축복을 기원하며 왕실의 권위를 상징한다고도 해석된다. 초대형 ‘일월오악도 8곡병’을 비롯한 궁중회화 작품들이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이 마련한 상설특별전 ‘권위와 위엄, 조선 왕실의 회화’전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왕실의 공적인 행사나 궁궐 장식을 위해 제작된 궁중회화를 통해 그 안에 구현된 왕실의 정신적 가치를 들여다본 전시다. 궁중회화는 도화서(圖畵署)에 소속된 실력파 화원 화가들에 의해 그려졌다. 왕실을 위한 그림이기에 개인의 기량보다 엄격한 법도가 우선했다. 진채(眞彩) 혹은 당채(唐彩)의 진한 채색을 기본으로 적ㆍ황ㆍ청ㆍ흑ㆍ백 5색이 중심이 됐다. 왕실 그림은 극도로 도식화된 표현이 특징인데 이렇게 보수적인 고집은 고대 성왕들의 전통을 따름으로써 신성한 권위와 영원함을 나타내고자 한 상고주의(尙古主義)에 기반한다. 일월오봉도병에서 산세와 물결의 반복적인 패턴이 도식화의 대표 사례다. 왕실 꽃인 모란을 주제로 한 ‘모란대병’도 마찬가지. 괴석 위에 풍성한 푸른 잎과 탐스런 모란꽃을 그렸는데 모란줄기가 뒤엉켜 수직상승하는 형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푸른 괴석은 남자, 붉은 괴석은 여자를 상징해 혼례에 애용됐고 문벌 높은 집안에 한해 왕실에서 빌려줬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왕실회화는 또한 국가행사의 ‘기록화’ 역할에도 중요했다. 보물 제1430호인 ‘화성능행도병’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사도세자의 묘소 현륭원이 있는 수원 화성으로 갔던 1795년의 행사를 그렸다. 안정적인 구도와 온화한 색채가 궁중행차도의 품위를 더해준다. 이 외에도 정조가 친히 봤던 화첩인 ‘만고기관첩(萬古奇觀帖)’도 전시됐다. 양기성ㆍ장득만 등 5명의 화원이 중국의 유명 시와 문장의 내용을 그린 10폭짜리 화첩 3권으로 정조의 호인 ‘홍제’ 인장이 찍혀 있다. 18세기 말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한양도성도’는 당시 국가만 제작할 수 있던 행정지도의 대표작이다. 국가에 공을 세운 인물을 치하하기 위해 왕이 제작을 명한 ‘공신도’ 등 주요 작품을 7월31일까지 뮤지엄 1관 2층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02)2014-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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