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7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지역까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저금리와 임대인 우위 시장 지속으로 월세를 선택해야 하는 세입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의 2014·2015년 7월 지역별 전월세 실거래 데이터(계약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경남도의 올해 7월 월세 비중은 지난해 같은 달(50.1%)에 비해 11.6%포인트 증가한 61.7%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월세 비중도 41.5%로 지난해 7월(36.5%)보다 5%포인트 증가했다.
국토부에 등록된 올해 7월 전월세 거래 건수는 확정일자 신고자료를 계약일 기준으로 재정리한 데이터다. 주택거래 신고는 계약일로부터 60일까지 가능해 오는 9월에는 7월 전월세 계약신고가 더 이뤄지게 되는데다 통상 보증금이 낮은 월세와 순수월세는 신고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월세 비중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가장 높은 월세 비중을 보인 경남의 뒤를 이어 부산과 울산 역시 각각 57.3%, 56.5%로 '월세 비중 60%'의 턱밑까지 차올랐다. 두 지역은 지난해 7월에 비해 각각 7.1%포인트, 8%포인트 늘어나는 등 증가폭도 가팔랐다.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세종과 제주다. 세종의 경우 전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33%를 차지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역시 13.6%포인트 증가한 53.7%로 월셋집 숫자가 전셋집 수를 추월했다. 수도권도 1년 전보다 서울은 4.2%포인트 상승한 37.6%를 기록했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38.7%, 34.6%를 보였다.
올 6월 기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은 전국 평균 7.5%, 수도권은 7.0%로 은행 금리의 5배가 넘는다. 주택 소유자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것보다 월세로 임대하는 것이 돈이 되는 셈이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 부연구위원은 "최근 재건축이 이뤄지는 주공아파트는 전셋값이 1억~2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수도권 중에서 재건축 대체지역이거나 도시기반시설이 잘 정비된 곳, 교통 인프라가 풍부한 곳 등을 중심으로 월세 거래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