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그룹별 상위 3개사에 집중/재벌 상호지보 현황은(초점)

◎진로 채무보증비율 462%,해소부담 가장 커공정거래위원회가 11일 발표한 97년 대규모 기업집단채무보증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1일 현재 30대 재벌그룹 계열사간 전체 채무보증규모는 자기자본의 91.3% 수준인 64조3천6백18억원에 달한다. 이중 공정거래법상 규제대상인 채무보증 규모는 모두 33조1천4백78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7.0%로 나타났다. 30대그룹에 대해 채무보증 규제제도를 처음 도입한 지난 93년 1백20조6천억원(3백42.4%)에 달했던 규제대상 채무보증 규모는 94년 72조5천억원(1백69.3%), 95년 48조3천억원(95.2%), 96년 35조2천억원(55.9%)에 이어 올해는 2조1천억원가량이 더 줄었다. 전체 평균으로는 공정거래법이 내년 3월31일까지 요구하고 있는 채무보증 기준(자기자본 대비 1백% 이내)을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규제대상 채무보증 규모는 현대가 4조4백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가 3조7천3백8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 쌍용 2조2천억원, 기아 2조8백90억원, 삼성 1조9천1백80억원, 거평 1조8천6백10억원, 한화 1조7천7백30억원, 아남 1조6천2백20억원, LG 1조2천8백70억원, 대림 1조1천9백20억원, 신호 1조1천2백40억원, 동아 1조4백10억원, 금호 1조1백10억원 등 모두 13개 그룹의 채무보증 규모가 각각 1조원을 넘고 있다. 채무보증 규제는 계열사별로 자기자본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1백%를 넘을 경우만 해당되기 때문에 채무보증 절대금액이 많다고 무조건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채무보증 해소 부담이 가장 큰 기업집단은 채무보증비율이 4백62.0%에 달하는 진로그룹으로 4개 계열사의 1백% 초과 채무보증액이 1천5백6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진로그룹은 경영악화에 따른 자본잠식으로 자기자본이 지난해 1천6백9억원에서 올해 1천95억원으로 감소, 채무보증비율이 96년 2백84.2%에서 올해 이같이 악화됐다. 또 올해 30대 그룹에 신규 진입한 거평(3백53.2%), 아남(3백49.4%), 신호(2백90.2%)가 나란히 2, 3, 4위를 차지했고 미원그룹(1백44.2%)도 뉴코아(1백72.5%)에 이어 여섯번째로 채무보증 비율이 높았다. 10대그룹중에서는 한화(1백42.6%)가 유일하게 채무보증 비율이 1백%를 넘었고 기아의 채무보증 비율은 91.3%로 나타났다. 또 기업집단별로 채무보증 비율이 1백%를 넘는 계열사수는 선경과 거평이 각각 7개로 가장 많고 현대와 미원이 각각 6개사, 쌍용·한화·뉴코아·신호가 각각 5개사 등 24개 그룹 80개 계열사가 모두 6조6천7백86억원을 해소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LG·롯데·효성·코오롱·해태·한일 등 6개 그룹은 전계열사가 채무보증 비율을 기준 이내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들의 채무보증 행태를 보면 계열기업 가운데 자기자본 규모가 큰 주력기업 3∼4개사를 중심으로 거액의 채무보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신용상태가 양호해 채권확보가 용이한 주력 기업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금융관행에 따른 것이다. 각 집단별로 상위 3개 업체의 채무보증 규모가 전체 채무보증액의 83.3%를 차지하는 27조6천억원에 달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물산, 전자, 중공업 등 3개사의 채무보증 비중이 전체 계열사 채무보증의 56.0%를 차지했고 현대그룹은 건설, 중공업, 전자등 3개사가 62.4%, LG그룹은 화학, 전자, 상사 등 3개사의 채무보증 비중이 79.5%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금호·한라·동양·한일 등 4개 그룹은 상위 3개사가 그룹 전체 채무보증의 1백%에 달했다. 결국 자기자본 대비 1백% 초과 채무보증분에 대한 해소 부담도 각 기업집단별 주력 기업체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내년 3월까지 7개월여의 유예기간동안 초과분을 해소하지 못해 초과분대비 10%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회사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무 보증분에 대한 상환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연대보증을 신용으로 전환하거나 법인보증을 대표이사 보증으로 바꾸는 입보 대체, 보증기업수를 줄이는 중복보증해지등 다양한 해소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뉴코아그룹의 경우 지난해 채무보증비율이 무려 1천35.9%에 달했으나 뉴코아와 하이웨이유통의 합병에 따라 양사가 맞보증하고 있던 1조6백50억원이 해소돼 채무보증비율이 올해 1백72.5%로 급락했다.<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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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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