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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SH공사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12조원을 웃도는 SH공사 채무 감축 계획이 지지부진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한 책임감이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4일 박원순 시장 주재로 열린 'SH공사 혁신 방안' 업무보고 직후 사의를 밝혔다.
현대건설 사장 출신인 이 사장은 지난해 5월부터 사장직을 수행해왔으며 당시 낙하산 인사를 없애겠다는 서울시 취지에 따라 시 의회의 인사 검증까지 거쳤었다.
임기를 10개월도 채우지 않은 이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밝힌 것은 서울시 부채 감축 실적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2011년 10ㆍ26 재보궐선거 당시 임기가 끝나는 2014년 6월까지 시 부채를 7조원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SH공사의 부채 감축이 절실했다. SH공사의 채무는 12조5,882억원으로 시 전체 채무의 67.2%에 이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채 감축 방안으로 추진했던 부지 매각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말까지 진행한 내곡ㆍ강일ㆍ은평지구 총 34개 용지 분양에서 단 1개의 필지만 주인을 찾았고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 매각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문정ㆍ마곡지구 등의 용지 매각 수입 계획은 2조2,453억원이었지만 실적은 목표의 54.3%(1조2,182억원)에 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은 여전히 이 사장이 임대주택 8만호 공급과 부채 감축 문제 등에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표 반려 의사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