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대지진] '투자심리 피폭'…이틀간 30조엔 자금 수혈도 약발 안먹혀

■ 日증시 10%이상 폭락<br>정부 "조기수습" 메시지도 투자자들 달래기에 역부족<br>"자산 매입 추가 확대 등 일본銀 공격적 방어 시급"


이틀째 패닉에 BOJ. 40조 풀고도 .. 15일 아침에 들려온 또 한번의 폭발음은 일본 금융시장에 그나마 남아 있던 투자심리를 송두리째 날려버렸다. "일본 경제의 회복 궤도에는 문제가 없다"는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메시지도 폭발음에 묻혔다. 지난 14일 6% 이상 폭락한 일본 증시는 15일 더욱 하락폭을 키우면서 극에 달한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반영했다. 강진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가는데다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까지 우려되면서 시장은 전날보다 심한 패닉에 빠졌다. 이틀 연속 계속된 일본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도 '패닉'에 빠진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14일과 15일 실시된 입찰을 통해 시중에 공급했거나 공급할 예정인 자금은 약 30조엔. 당초 일본은행이 공지한 공급 계획은 그보다 10조엔 이상 많은 41조8,000억엔에 달했다. 하지만 시장은 그 정도 자금 방출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틀간 무서운 속도로 폭락한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강진 발생일인 11일 종가와 비교해 이틀새 16.1%나 곤두박질쳤다. 역대 20번째로 큰 낙폭을 보였던 14일에 이어 15일은 낙폭 사상 17번째, 하락률은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증시 폭락 사태는 그만큼 커다란 악재를 맞았기 ??문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일본의 생산능력이나 경제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며 시장 혼란은 단기간에 수습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도 14일 발표한 3월 금융경제월보에서 이번 강진 여파로 "생산활동 저하 및 기업ㆍ가계심리 악화가 우려된다"면서도 "경기는 완만한 회복기조로 돌아서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메시지는 시장에 팽배한 불안심리를 달래고 사실상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립 서비스' 수준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14일부터 실시된 제한송전으로 기업의 조업중단이 장기화 조짐으로 보이면서 '메이드 인 일본'의 생산능력은 사실상 큰 폭의 위축이 불가피한데다 주말부터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원전 폭발과 피폭 피해 확산은 그나마 조기수습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이 있던 투자자들의 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특히 끝나지 않는 원전사고 소식은 이번 대지진의 여파가 1995년 고베 대지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일본 경제에 장기적인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인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이날 주가지수는 증시의 점심 휴장시간에 기자회견을 가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누출에 대해 언급한 영향을 받아 오후부터 낙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미쓰비시UFJ투자신탁의 한 관계자는 "증시 하락세가 멈추려면 우선 전체 피해 상황이 명백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시무라 유미 야마토증권 캐피털마켓의 투자전략부 차장도 "원전 문제를 포함해 대지진의 여파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악재에 대응해 일본은행이 보다 공격적으로 시장을 방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간노 마사아키 JP모건체이스 도쿄지점 수석이코너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일본은행은 좀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기회를 상실했다"며 "지금 일본은행이 해야 할 일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추가로 확대해서라도 투자심리를 붙잡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앞서 14일 5조엔 규모로 추진하던 양적완화(자산매입) 프로그램을 10조엔으로 확대했다. 도쿄에 위치한 CLSA의 가토 스스무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일본은행이 좀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되는 증시 폭락 사태로 일본은행이 결국은 추가 금융완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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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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