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FRB가 블랙스완 만들고 있다"

채권시장 과열·주택버블·성장둔화로 미국자산시장 공포에 빠질 가능성<br>CNBC 위험성 제기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 앞을 한 행인이 지나고 있다. 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실시한 유동성 공급과 초저금리 등 정책이 이른바 '블랙 스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최근 일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가 지난 2007년 월가의 허구를 통렬히 파헤친 저서의 제목으로 유명해진 '블랙 스완(Black Swan)'은 극단적인 현상으로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한 번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한다.


현재 미국의 자산시장은 활황세를 맞고 있다.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주가는 물론 채권, 주택 등 자산가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FRB의 전대 미문의 유동성 공급과 제로금리의 힘입은 이 같은 자산가격 상승 이면에서 블랙스완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CNBC가 최근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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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시장을 공포에 빠트릴 수 있는 리스크로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2008년과 같은 과도하게 리스크를 떠안는 행위다. 올 1ㆍ4분기 중 전세계에서 1,545억달러 규모의 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 채권)가 발행됐으며 이 가운데 70%는 미국이다. 투자자들이 조금 더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고수익채권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금리가 올라 채권버블이 터지게 되면 대다수 채권펀드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주택버블이다. 지난해 이후 미국의 주택시장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는 FRB의 초저금리에 힘입은 것이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 저금리에 주택버블이 일어났던 것과 같은 경로를 다시 밟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주택대출은 6.4% 늘어났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성장의 둔화다.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고, 이번 분기에는 이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2ㆍ4분기부터 그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어둡고, 일자리 창출도 더디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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