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T, 올 명퇴로 100명 회사 떠나… LG전자는 일부 부장급 자회사로

[베이비부머 씁쓸한 '명퇴'] ■ 주요 기업들도 인력조정 바람


주요 기업들도 베이비부머 세대에 따른 회사 내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비롯한 다각적인 방안을 실행하거나 암중모색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인 지난 1980년대에 주로 입사한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는 현재 기업의 상위 직급인 임원ㆍ부장 등에 올라 있다. 한 회사에 1년에 수백 명씩 입사했던 이들은 기업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순탄하게 부서장 등으로 승진해왔다. 문제는 인구밀도가 높은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가 상당 기간 상위직에 머물면서 인사적체가 가중되는 양상이 심화하는 데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유럽발 경제불황이 이어지면서 침체를 겪는 업종들의 인력 조정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기업들은 희망퇴직뿐 아니라 인력 재배치, 자회사 발령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만 40세 이상의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5년 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자 가운데 심사를 거쳐 퇴직금 외에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주고 퇴직 후 최장 2년 동안 자녀 학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운항승무원이나 국외 근무자, 외국 현지직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명예퇴직과는 다른 개념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자 하는 직원들에게 더 좋은 조건에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희망자가 없으면 퇴직자가 한 명도 안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채용이 이뤄진 올해 희망퇴직제를 실시함으로써 인력 생산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통신 공룡'으로 불릴 정도로 대규모 조직인 KT도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상시적인 명예퇴직제도를 통해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6월 근속 20년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명예퇴직에서는 1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들에게는 6개월치 임금 등이 주어졌다. SK텔레콤도 매년 4월께 근속 10년 이상의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력 적체를 해소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4명, 올해 5명이 자발적으로 퇴직했다. 앞서 한진해운도 3월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20여명의 직원이 이를 선택했다. 지난 3ㆍ4분기 초부터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돼온 LG전자는 지난 달부터 사업부 간 인력 재배치를 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필요인력, 개인별 업무 적합성을 파악하는 초기단계"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또 최근 국내 마케팅본부에서 일부 부장급 직원들을 자회사로 내보내고 있다. 부장 가운데 팀장 등 조직 책임자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자회사 이직을 희망할 경우 하이프라자 등으로 발령 내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매년 10월께 영업조직인 한국 마케팅본부의 일부 부장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해 자회사 이직희망 여부를 파악한다"며 "올해도 면담을 끝내 희망자 선정을 마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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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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