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머니포커스] 지금 유럽은 기업사냥꾼 세상

LBO(LEVERAGED-BUYOUT). 사람들은 「기업 사냥꾼」이라고 부른다. 마이클 밀켄. 사람들은 그가 형편없는 기업을 사들인 후 되팔아, 엄청난 투자 이익을 챙긴 정크본드의 귀재라고 한다.미국과는 달리 유럽 금융시장은 인수·합병(M&A)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투자할 가치가 없는 기업을 사는 무모함도 존재하지 않았다. 미국 월가만큼 살벌하지도 않았다. 최근 유럽 금융시장에 LBO가 뜨고 있다. 유럽판 마이클 밀켄을 꿈꾸는 「야심 만만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스웨덴의 아스트라사와 손을 잡은 영국의 제약회사 제네카는 자회사인 제네카 스페셜리티즈를 파는 문제를 JP 모건에게 의뢰한 적이 있다. 이 투자은행이 물색한 원매자들 명단은 지난 4월16일 발표됐는데 모두 LBO 회사였으며, 결국 인베스트코프 인터내셔널사와 신벤사가 선정됐다. LBO는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투자자금을 빌려(LEVERAGED) 저가의 회사를 사들인 뒤(BUY OUT), 대대적인 투자로 기업 가치를 올린 후 이를 되팔아 여러 배의 차익을 챙기는 투자 행위를 말한다. 그리고 마이클 밀켄은 투자부적격 기업이라도 높은 투자가치가 있음을 보여준 LBO의 선구자다. 그의 출현으로 미국 월가는 LBO의 하나로 정크본드라는 투자상품을 이해했다. 가속화하는 글로벌리제이션, 단일통화 출현과 함께 경쟁을 촉발시키는 경영환경 등으로 유럽은 M&A가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같은 업종의 기업이 경쟁기업을 사는 형태보다는 투자회사가 이들 기업을 사는 LBO가 주류가 됐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사의 레버리지 금융을 맡고 있는 앨런 존스는 『영국과 유럽 대륙을 합치면 LBO 투자에 참여하고자하는 돈이 1,000억달러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물론 리스크가 높은 이같은 투자방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2차대전 이후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이지만 고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다. 응당 정크 본드 등으로 돈이 몰리면서 LBO가 금융시장의 주력 상품이 된 것이다. 런던에 있는 LBO회사인 엔베스트코프 인터내셔널사의 리처드 워너 경영위원회위원은 『모든 금융계 스타들이 이런 활기찬 시장에 줄을 서 있다』고 비유한다. 현재 유럽에서 LBO가 제일 활발한 곳은 역시 세계 최대 금융시장을 갖고 있는 영국이다. 지난해 유럽 전체 기업매수 금액이 35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140억달러가 영국에서 이뤄졌다. 그 다음으로는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인 독일로 기업매수 금액이 90억달러에 달했다. 기업인수 전문회사들이 왜 LBO에 열중하는지는 간단한 셈으로 확인된다. 예를 들어 기업을 10억달러에 살 때 자체적으로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은행으로부터 7억5,000만달러를 대출받는다. 그 후 몇년 뒤 이 회사를 20억달러에 되팔면 당초 자금 2억5,000만달러에 대해 4배의 투자이익을 실현한 셈이 되는 것이다. 매물을 내놓는 기업 입장에서도 LBO를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비핵심 사업을 분리하기 쉽게 하고 합병과정에서 더이상 사업 의지가 없는 부문을 내놓고 싶어한다. 때문에 LBO 전문회사는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원할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프랑크푸르트에 본부를 둔 슈뢰더 벤처사의 파트너인 프리드리히 본 데르 그뢰벤은 『기업이 매물을 내놓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산업계의 구조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투자은행 등도 잇달아 런던 등에 사무실을 내며 유럽 LBO 시장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유럽 금융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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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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