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치료외 컴퓨터 등 응용범위 무한/‘윤리논쟁’ 극복땐 인류발전 큰 기여【뉴욕=김인영 특파원】 아기양 「돌리」의 탄생은 21세기 인류문명의 새로운 창조를 의미하는가. 영국 과학자들의 생명체 복제실험 성공이 인간 복제에 대한 윤리 논쟁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앞으로의 인류문명이 생명공학에 의해 새로운 발전을 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생명공학 연구소와 이를 지원해온 기업들은 스코틀랜드 로슬린 연구팀의 실험이 단순한 유전자 복제 성공의 차원을 넘어, 유전공학의 승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9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20세기는 물리학과 화학의 시대라면,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20세기의 인류는 전기와 원자력, 마이크로칩의 시대에 살았다면, 21세기엔 신의 세계에 도전하는 바이오테크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는 견해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영국의 면양 복제 성공에 이어 미국 오리건주 보건과학연구소 연구진들이 인간에 보다 가까운 원숭이 복제에 성공, 유전공학의 최종 목표에 인류가 접근해 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생명체 복제의 성공이 윤리적 논쟁을 해결할 경우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전자 복제를 통해 인류에게 필요한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질병 치료를 위한 연구를 할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유전공학팀이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은 DNA 칩이다. 실리콘 밸리의 어피메트릭스 연구소는 반도체 칩보다 더 연산속도가 빠르고 데이타 저장용량이 많은 컴퓨터 칩을 생명공학에서 찾고 있다. 이 연구소는 DNA의 정보 저장 및 연산 능력이 반도체 칩보다 우수하다는 점에 착안, 이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성공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연구는 기존 컴퓨터를 뛰어 넘는 차세대 컴퓨터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연구소들은 DNA 복제가 의학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에 암세포를 주입, 질병의 발생 경로와 예방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진척됐으며, 학자에 따라서는 DNA 복제가 인류의 불치병인 암의 정복을 달성하게 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일단 아기양 돌리를 탄생시키는데 재정적 뒷바침을 한 영국의 PPL사와 PLC사의 주가가 급상승했다.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유전공학에 대한 밝은 전망에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과학의 영역이 때로 기성 종교와 정치권력의 충돌을 겪으면서 발전해왔다. 갈릴레이의 지동설이 그랬던 것처럼 유전자 복제도 종교적, 도덕적 비난을 받고 있다. 인류를 파멸시킬 위력의 원자력의 발명이 인류를 한단계 발전시킨 것처럼 생명체 복제도 비슷한 과정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