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샹룽 중국인민은행장은 12일 『위안(元)화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다이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 안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상하이에서 월례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환율은 튼튼한 경제기초를 바탕으로 안정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 중앙은행 총재들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요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상반기 흑자를 내는 등 국제수지가 좋다』고 말했다.
다이 행장은 이어 『아직도 경제기초가 튼튼해 위안화가 안정된 상태』라면서 『지금으로서는 환율을 변경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은 최근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자 위안화 평가절하로 또 다시 통화가 연쇄적으로 평가절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중국의 수출은 전년에 비해 5.3% 하락한 675억5,000만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15.3%나 증가한 604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다이 행장은 올해 안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내년까지도 이어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관영 주간지 「전망」은 한국과 태국 등 인근 아시아 국가 상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중국의 올해 수출 전망은 아주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다이 행장은 투자와 소비, 수출을 늘리기 위해 앞으로도 재정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며 통화정책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도매 물가지수는 21개월 연속 떨어졌으며 소매 물가지수도 16개월간 하락했다』면서 『너무 비쌌던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농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농산품 가격을 올렸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곡물 보유고가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이 행장은 『물가가 장기간 계속 떨어지면 투자가 감소하고 소비자들의 소비기대도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6월말의 통화공급 증대와 상반기의 경제성장을 지적하며 중국의 디플레 상황은 미국이 1930년대에 겪었던 공황과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