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바쁘고 IT 익숙한 1~2인 가구 급증… "3A 쇼핑 대세로"

[가족의 재구성] <1> 최대 소매시장 된 온라인시장<br>'2인 표준 가구' 시대에 온라인이 오프라인 추월, 올 시장도 40조 달할듯<br>백화점·마트·편의점들도 '가상 스토어' 오픈 등, 모바일·온라인 강화 나서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대한민국의 사회ㆍ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0 인구주택총조사' 가구 부문 전수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표준이 지난해 '4인 가구'에서 '2인 가구'로 바뀌었다. 또 '1인 가구'의 증가로 가구 내 한 세대만 사는 비율도 늘어 2세대가 사는 핵가족 비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는 소매시장ㆍ부동산ㆍ금융ㆍ사회 등 국가 전반에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홀로족'의 증가가 쇼핑과 과학기술의 접목을 가속화시키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낳고 있다. 주택 마련 역시 과감히 접고 각종 연금 등에 투자해 노년기를 대비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가 만들어내는 새 라이프 스타일과 사회경제 전반의 미래상을 4회에 걸쳐 추적한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 증권회사의 대리 이한솔(31ㆍ서울 마포구)씨는 요즘 생수 등 무거운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가거나 컴퓨터를 켜지 않는다.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기존 제품의 QR코드를 찍고 연결된 웹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바로 구매하는 게 일상이 됐다. '나홀로가구'인 이씨는 "무거운 물건을 끙끙대며 혼자 운반할 필요도 없고 바쁜 시간을 쪼개 쇼핑할 필요도 없다"며 '스마트폰 구매' 예찬론을 폈다. 저출산ㆍ고령화 추세에 따라 20~30대의 실속파 신세대와 새롭게 부상한 50~60대의 노(老)티즌이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유통행태가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의 대표 유형은 전통의 4인 가구(22.5%)를 제치고 2인 가구(24.3%)가 차지했다. 1인 가구(23.9%) 역시 급부상하며 4인 가구보다 비중이 커졌다. 2가구 중 1가구꼴로 1~2인 가구가 됐다. 이들 가구의 부상은 온라인쇼핑 확대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1~2인 가구의 대부분은 업무와 가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바쁜 직장인'들로 이들의 증가와 맞물려 정보기술(IT) 발전에 기인하는 온라인쇼핑의 위상이 급격히 커되고 있다.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물건을 사고 원하는 곳(Anyplace)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3A 쇼핑'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인터넷ㆍTV홈쇼핑ㆍ통신판매ㆍT커머스(인터넷TV 구매) 등을 포함하는 온라인쇼핑시장은 지난해 34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소매업태 최대 시장으로 첫 부상했다. 올해도 온라인쇼핑시장은 40조6,70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소매시장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부문인 인터넷쇼핑 규모만도 올해 33조2,300억원을 기록하며 대형마트(35조8,000억원)에 필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4~5년 사이에 초고층 패션쇼핑몰들이 사양길에 접어든 이유 중 하나로 온라인쇼핑의 부상을 꼽고 있다. 의류 및 잡화는 전자상거래의 약 17%를 점유한 최대 시장으로 쇼핑몰 등을 즐겨 찾던 인구가 대거 이동, 오프라인의 위상이 퇴색됐다는 것이다. 유통산업의 성장지도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백화점ㆍ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이 성장을 주도해왔지만 앞으로는 온라인을 매개로 한 채널이 양질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 예상 신장세 면에서도 인터넷쇼핑은 19.4%, 홈쇼핑은 13%를 기록하며 백화점(10.9%) 및 대형마트(6.2%)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 2007년도 대비 성장률은 온라인 쇼핑이 71%인 반면 대형마트는 16.6%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 동안 공동구매(소셜커머스) 온라인 업계가 급부상한 이유 중 하나로 '클릭'과 '쿠폰'에 익숙한 '온라인 가구'의 급증을 들고 있다. 신생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굴지의 종합쇼핑몰을 제치고 국내 10대 인터넷쇼핑몰에 두루 이름을 올린 상태. 최근 이들은 위치정보서비스에 기반한 지역별 '실시간 할인쿠폰'사업도 시작, 쇼핑과 IT의 결합 모델로 전세계 유통 전문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히트상품도 바꾸어놓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188.1% 증가했다. 주요 구매계층은 30~40대 남성이 44%, 20대 남성이 22.3%로 20~40대 남성이 가장 많았다. 편의점 상품을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 편의점에서 수취하는 고객도 급증해 올해 세븐일레븐은 600만명의 온라인 고객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유통업계도 이런 소비흐름에 맞춰 기존 업태의 경계를 허물고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백화점ㆍ대형마트ㆍ편의점ㆍ슈퍼마켓 등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홈플러스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 '홈플러스 스마트 가상 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판매대나 제품 없이도 지하철역 광고판과 스크린도어 등에 설치된 상품 사진의 QR코드나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 주문하면 집으로 배달해준다. 최근 백화점계 쇼핑몰인 롯데닷컴도 고객층 확대를 위해 인터넷쇼핑몰인 G마켓과 옥션에 각각 전용관을 개설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1~2인 가구의 증가가 IT 발전과 어우러지며 쇼핑 업태에도 변화를 낳고 있다"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한 변신만이 유통업의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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