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의 등록금 회계와 적립금 회계가 별도로 분리돼 오는 8월 공개된다. 그동안 사립대들은 교비회계 내역을 등록금과 적립금으로 구분해 공개하지 않아 재단 적립금이 등록금 회계로 얼마나 흘러 들어가는지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대학들이 막대한 적립금을 쌓아놓은 채 등록금만 올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비회계가 분리∙공개되면 사학재단이 장학금 등 학생들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얼마나 투자했는지 알 수 있게 돼 책무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사립대와 전문대가 교비회계에서 등록금 회계와 기금(적립금) 회계를 분리해 수입∙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 규칙이 올해부터 적용된다. 각 대학들은 이 규정에 따라 2010회계연도 결산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사립대 교비회계에서 등록금 회계와 기금 회계를 분리해 각각의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하도록 한 '사학기관 재무∙회계에 대한 특례규칙'이 지난해 3월1일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규칙에 따르면 대학들은 적립금도 원금을 건드릴 수 없는 원금보존 적립금과 임의 적립금으로 구분해 세부 목적에 맞게 지출해야 하며 해당 내역은 대학정보공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공시해야 된다.
이처럼 대학들의 등록금 회계와 적립금 회계가 분리 공개되면 각 대학이 적립금을 장학기금 등 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에 얼마나 사용하는지 등을 쉽게 비교해볼 수 있게 된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 적립금을 쌓아두거나 학교시설공사를 위한 기금으로만 사용하지 않고 연구나 장학기금으로 지원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데 쓰도록 유도하고 권장하는 것이 이 제도의 도입 목적"이라고 말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결산 기준으로 국내 사립대의 재단적립금은 10조원에 이른다. 이화여대가 7,389억원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5,113억원)∙홍익대(4,857억원)∙덕성여대(2,494억원)∙고려대(2,305억원) 등 누적 적립금이 1,000억원이 넘는 대학이 10곳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