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12집짜리를 외면하다

제10보(155∼200)



강동윤은 흑55로 반발했다. 이 방면을 백이 선수로 싸바르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한 수였다. 이세돌은 백58로 틀어막았다. 강동윤은 흑61로 수를 바싹 조였다. "도대체 승부는 어떻게 된 거야?"(필자) "이제부터는 끝내기인데 백이 이기는 것 같아요."(윤현석) 그런데 그 차이가 아주 미세하다고 한다. 백이 반집이나 1집반 정도 앞서 있다는 것이 윤현석9단의 진단이었다. 이세돌은 백62로 끝내기에 착수했는데 백64가 놓였을 때 당연한 선수 권리로 믿고 둔 강동윤의 흑65가 문제의 수였다. 엄청나게 커보이는 이곳을 이세돌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백66으로 밀고들어간 것이다. 잠시 머뭇거리던 강동윤은 슬그머니 흑67로 물러났다. "뼈아픈 굴복이지만 다른 도리가 없어요."(허영호) 참고도1의 흑1로 받으면 백2 이하 18로(흑7은 4의 자리. 백14는 9의 아래) 천지대패가 나므로 흑이 견딜 수 없다. 백68이 다시 한번 검토실의 모든 기사들을 놀라게 했다. 흑이 65로 단수친 곳을 백이 따내는 것이 무려 12집짜리 끝내기에 해당하는데 실전보의 백68이 과연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런데 놀랍게도 백68이 정말 그러한 가치가 있음이 나중에 확인되었다. 계속해서 백70이 날카로운 수순이었다. 강동윤은 실전보의 흑77로 받았는데 이 수로 참고도2의 흑1로 밀고들어가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허영호가 사이버오로에 백2 이하 14를 올렸다. 흑이 꼬리쪽 3점을 떼어주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흑85는 그 방면의 백집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일종의 승부수였는데…. (90…78. 9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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