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바흐 작품 마치 어제 작곡된 듯 이 시대 색깔 반영해 들려줄 것

내한 공연 갖는 베를린 필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

"모든 음악은 현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흐의 작품이 마치 어제 작곡된 듯 지금 살아가는 이 시대의 색깔도 반영해 들려주는 게 우리(베를린 필하모닉)의 목표입니다."

사이먼 래틀(58)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은 1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이 시대 클래식 음악'의 정수(精髓)를 이같이 표현했다. 지난 1994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는 등 세계적인 지휘자로 손꼽히는 그는 2002년부터 6대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베를린 필을 이끌고 있다.


1882년 창단돼 131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베를린 필은 래틀이 지휘봉을 잡은 후 그간 전통적인 독일 레퍼토리와 더불어 근현대 작곡가의 세계 초연 작품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곡을 선사해왔다. 래틀이 강조한 '이 시대 클래식 음악'의 정수처럼 뒤안길로 사라지는 클래식이 아닌 동시대에 살아 숨쉬는 클래식을 선보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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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전통에 현대적 감각까지 얹어 21세기형 악단으로 거듭나고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은 11~12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1984·2005·2008·2011년에 이은 다섯 번째 무대다.

래틀은 이번 공연에서 들려줄 곡을 음식에 빗대어 쉬운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가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이다. 시적이고 친숙하며 오스트리아라는 국가가 지닌 특유의 서정성을 맛볼 수 있는 대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같은 날(12일) 연주되는 불레즈의 '노타시옹'은 본래 피아노 곡인데 다시금 옷을 입혀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한 것으로 빠르고 활동적이며 자극적인 곡"이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브루크너 교향곡'이 마치 '잘 구운 고기(roast meat)'와 같다면 노타시옹은 매콤한 맛을 즉각적으로 전달하며 교향곡의 양념 역할을 하는 김치와도 같다"며 "서로 맛을 더하면 완벽한 조합"이라고 덧붙였다.

지휘자 래틀과 함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내한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래틀은 상임지휘자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2018년을 끝으로 베를린 필을 떠날 계획이라고 올 1월 의중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거취와 후임 인선을 두고 음악계에서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영국 출신인 그가 런던심포니 등 자국 오케스트라를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그는 "런던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물론 사실이지만 다른 오케스트라로 갈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며 "하지만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이며 남은 5년 동안 베를린 필 가족과 함께 이루고 싶은 것이 아직 많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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