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열흘째 순매수… 기관, 연말랠리 감 잡았나


연말을 앞두고 연기금과 보험, 증권 등 기관들이 연일 국내 증시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60포인트(0.87%) 상승한 1,919.42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37억원어치, 28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3,445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증시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지난달 24일부터 10거래일 동안 무려 3조8,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최대의 매수주체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5,120억원을 사는데 그쳤고 개인은 오히려 4조3,300억원을 팔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의 매수세는 돋보인다. 최근 열흘 동안 보험(1조3,400억원)과 투신(1조120억원), 증권(2,650억원) 등 대다수의 기관들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달 10일부터 2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펼치며 1조4,000억원 이상을 사들인 상황이다. 기관이 매수세에 나선 이유는 연말 소비심리 개선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관은 최근 열흘 동안 전기전자와 제조업종을 각각 1조4,000억원, 2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8,092억원), LG전자(1,945억원), 삼성전기(1,286억원), 삼성SDI(1,212억원) 등 경기에 민감한 IT 종목을 대거 매입한 점이 눈에 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실업률 등 소비지표가 우호적으로 나오고 있는데다 연말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점이 강하게 부각됐다”며 “내년에도 중국의 긴축완화 가능성 등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IT업종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의 소비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TV판매가 양호했다는 뉴스가 나오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졌다”며 “내년에도 TV, PC, 가전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할 전망이어서 기관들의 매수세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관 매수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연 연구원은 “기관들이 그 동안 현금보유 비중을 높인 상황이어서 4~5조원 이상의 주식 매입 여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재정위기만 진정된다면 지속적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확실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유럽 문제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9일 예정된 EU정상회담의 성과물”이라며 “국제신용평가사인 S&P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인 만큼 EU정상회담에서 실질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국내 증시도 영향이 불가피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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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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