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밀레니엄기업(22)]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이 지난 9월 브라질 국영석유공사가 발주한 10억달러규모의 공사를 수주하자 세계 엔지니어링업계는 경악했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엔지니어링업체들은 자신들중에서 수주업체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들의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동시에 선진 엔지니어링업체들의 태도도 돌변했다. 선진국 엔지니어링업체들은 앞다투어 삼성에 추파를 던지기 시작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중남미시장에서 연거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자 협력 또는 제휴관계를 수립하려는 선진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삼성의 경쟁력은 산업설비 및 정유·발전·환경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계속 강화돼왔다. 국내 엔지니어링 전문가들은 삼성의 저력이 해외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일찍부터 예상했다. 이미 지난해 현대건설 등 국내 유수의 건설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제치고 서울 월드컵경기장 건설공사를 따냈을 때 삼성의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삼성의 힘은 매출실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98년 삼성은 세계 엔지니어링업체들중 설계분야에서 36위, 산업설비분야에서 6위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지난 70년 수입대체공업화 정책에 따라 「코리아 엔지니어링」이란 상호로 출범한 소규모 엔지니어링업체가 불과 30년만에 세계 굴지의 엔지니어링업체와 자웅을 겨루게 된 것이다. 삼성은 현재의 위상에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일단 삼성은 21세기 세계 초일류 종합엔지니어링업체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이를 위해 오는 2005년까지 4조원의 매출과 5조원의 수주를 달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삼성은 석유화학, 정유·가스, 산업설비, 환경 등 플랜트 분야에 특화된 업체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은 특히 성장성이 높은 환경 관련 기술수준을 높이기 위해 치밀한 준비작업을 벌였다.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환경연구소를 설립, 폐수 무방류시스템, 산업폐기물 소각처리기술, 토양오염 정화기술 등을 개발, 실용화했다. 삼성은 지난 97년 개발한 탈질·탈인 공정기술은 국내 환경기술로는 처음으로 수출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 기술 수출로 앞으로 7년간 매년 1,000만달러의 기술제공료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고도상수 처리, 도시하수 처리, 반도체용 초순수 제조 등으로 환경관련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산업설비 및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삼성이 설립후 30년간 기술적인 노하우를 축적해 온 분야다. 삼성은 설립이래 식품, 도료, 전자, 반도체, 자동차, 항공 등 여러 분야의 산업플랜트를 턴키방식으로 수행해 왔다. 국내에서 울산, 여천, 대산지역 석유화학단지의 주요 플랜트 건설에 참여해 관련 기술을 쌓아온 삼성은 90년대 들어 중동 및 아시아 지역에서 발주되는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물량을 속속 따내 경쟁업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정유·가스 플랜트 분야는 삼성이 선진국도 두려워할 만큼 높은 경쟁력을 갖춰 새로운 전략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남미 시장에서 굵직굵직한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줄줄이 수주한 삼성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은 중남미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동유럽, 중동 등 세계 각지로 정유·가스 플랜트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1세기 세계 초일류 종합엔지니어링업체」삼성은 이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씩 바싹 다가서고 있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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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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