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전 투자처로 피하자" MMF·예금에 15兆 몰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패닉에 빠진지 한달이 지났다. 이 기간동안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불안감을 느낀 시중 자금은 채권과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 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국고채 수익률이 0.42%포인트나 급락하기도 했다. 증시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들의 이탈이 이어진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로 2조원 이상이 들어오면서 국내 기관이 증시 주도권을 쥐기도 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달간 코스피지수는 11.86% 하락했다. 이달 들어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4.8%, 일본 닛케이지수가 8.94% 하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동시에 맥을 못춘 가운데서도 유독 한국의 하락폭이 컸다. 이처럼 증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시중자금은 MMFㆍ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대기성 단기 투자처와 예금ㆍ채권 등 안전투자처로 급속하게 이동했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8월 한달간 MMF로 5조8,801억원이, 저축성예금에는 10조2,466억원의 자금이 몰려 들었다. 그 여파로 채권 금리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현재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49%로, 한달 동안 무려 0.41%포인트나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3.45%)에 근접했다. 올해 최고치인 4.10%(2월7일)에 비하면 무려 0.6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금값 역시 고공행진을 펼쳤다. 전일(현지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12월물은 전날보다 온스당 38.20달러(2.1%) 오른 1,829.80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달 들어서만 12% 이상 올랐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금값은 지난 22~23일 장중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대형 수출주들이 맥없이 무너진 반면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내수주와 배당주, 중소형주만 반짝 강세를 보였다.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고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덜 몰리는 종목이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한달간 증시 주도권은 외국인에서 국내자금으로 넘어갔다. 한달간 외국인이 4조5,983억원을 내다 팔면서 증시를 급격하게 위축시켰다. 다만 월 중반 이후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지금은 국내 기관들이 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들어 29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2조3,227억원에 달했다. 월간 기준으로 국내주식형펀드로 2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린 것은 200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으로 풍부한 실탄을 확보한 투신권은 1,800선 부근에서 저가 우량주 매수에 나서며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연기금은 한 달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증시에 2조5,000여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투자심리는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 증시 불안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880선 이하에서는 저가메리트에 기반한 지수반등이 나타나겠지만 그 이상의 반등이 나오려면 펀더멘털 개선이나 정책기대감이 작용해야 한다”며 “9월에 있을 미국ㆍ유로권의 정책발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투자심리가 다시 나빠질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에는 과도하게 줄여놓았던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국채금리를 감안하면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경기모멘텀이 약화되면서 국내 기업의 실적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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