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구제금융 조기 졸업 한국사례 연구… 모범 답안으로 정부에 보고할 것"

[포퓰리즘이 국가흥망 가른다]<br>에스시미아디스 이코노믹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이 단시일 내에 구제금융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노하우와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IMF와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 정부로서는 한국의 사례가 모범답안이 될 것입니다." 그리스의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으로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코노믹리서치센터의 틸레마호스 에스시미아디스 수석연구원은 "아르헨티나ㆍ터키 등 과거 IMF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을 연구하는데, 특히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의 구제금융 극복사례를 연구하고 있으며 작업이 끝나면 정부에 해결방안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국가재정 전문가인 그는 "IMF와 EUㆍ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강력한 긴축정책과 재정지출 감소를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집권당인 '파속'이나 제1야당인 '신민주당'이 과거처럼 무차별적 복지 포퓰리즘을 들고 나온다면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고 말 것"이라며 "그리스 정부의 역할과 행동반경이 제한되면서 그리스 국민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이 남발되고 있다고 소개하자 그는 "무차별적인 포퓰리즘에 맞서기 위해서는 민간 및 국책연구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포퓰리즘에 도취해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연구기관들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용과 효과를 면밀하게 검토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정치인이나 정당이 포퓰리즘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며 국민들도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시미아디스 수석연구원은 택시ㆍ공무원 등 공공노조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데모를 하고 시위를 해도 이제는 소용없다. 트로이카가 제시한 개혁 내용을 준수하고 이행해야만 한다. 과잉 포퓰리즘에 따른 인과응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가 2001년 유로존(유로화 가입 17개국) 가입에 따른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리스는 유로존 가입으로 해외자금이 들어오고 차입여건이 개선되면서 2000년대 중반에는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면서 "낮은 이자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를 생산적인 복지에 사용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복지를 명분으로 돈을 방출하면서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급기야 국가부도 사태까지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인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강하게 비판했다. 에스시미아디스 수석연구원은 "정치인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지역구 주민들에게 공무원 자리를 제공했는데 그리스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은 공무원일 정도로 공무원들이 급증했다"면서 "대학등록금 전액 정부 지원, 국립병원 무상치료, 과도한 연금복지 등은 대표적 포퓰리즘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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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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