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톱10에 40대 5명 '베테랑의 힘'

싱ㆍ최경주ㆍ커플스 등 40대 이상 5명이 톱10에 <br>케빈 나 3위…배들리 4년 만에 통산 3승째


골프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세대가 똑같은 조건 하에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골프코스가 길어지고 특히 타이거 우즈(36ㆍ미국)의 등장 이후 어린 나이에 입문하는 경우가 늘면서 20대와 30대가 투어를 장악하는 분위기였다. 21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는 모처럼 베테랑들이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ㆍ7,298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톱10’에 입상한 선수 가운데 5명이 40세 이상이었다. 시니어 투어 데뷔를 2년 앞둔 비제이 싱(48ㆍ피지)은 애런 배들리(30ㆍ호주)에 우승을 내줬지만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적어내 2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로버트 앨런비(40ㆍ호주)는 공동 4위, 실제 한국 나이로 44세인 최경주(41ㆍSK텔레콤)와 시니어 투어 멤버 프레드 커플스(52ㆍ미국)는 공동 7위에 올랐다. 한때 세계랭킹 1위였으나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데이비드 듀발(40ㆍ미국)도 공동 9위로 ‘4050 파워’에 가세했다. 나이를 잊은 베테랑들의 롱런 비결은 뭘까. 성실함과 철저한 자기관리,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요약된다. 최경주와 싱이 대표적이다. 최경주는 연습만이 우승을 가져온다고 믿는 연습벌레다. 한 가지 샷을 연마하기 위해 4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연습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향후 5년간 투어 활동을 위해 계속 스윙 교정을 해왔다고 말했다. 더 좋은 샷을 날리기 위해 새로운 장비 교체와 실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굵은 홍두깨 그립,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 볼링 폼 같은 독특한 퍼트 자세 등으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퍼터 하나 교체에도 PGA 투어 상위 랭커들의 사용 현황을 파악하는 등 치밀한 사전 조사와 준비를 빠뜨리지 않는다. 싱 역시 연습에 엄청난 땀을 쏟는 선수다. 싱을 ‘연습 경쟁상대’로 삼는 최경주는 올 초 한국을 찾아 “싱을 만날 때마다 ‘당신은 내 희망이다’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약점인 퍼팅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눈물겹다. 일반 퍼터와 벨리(배꼽) 퍼터, 가슴 퍼터 등 다양한 길이의 퍼터를 바꿔가며 사용했고 그립도 여러 차례 교정했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지난달 21년 만에 세계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올 들어 벨리 퍼터-역그립(왼손을 아래쪽에 잡는 방법)의 새로운 시도로 퍼팅이 살아나면서 5개 대회에서 2차례 10위 안에 들었다. 시니어 투어의 활성화도 베테랑들의 꾸준한 경기력 유지에 한몫하고 있다. 50세 이후 다시 새롭게 활동할 무대가 있기 때문에 40세가 넘어도 의욕적으로 투어를 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편 재미교포 케빈 나(28ㆍ나상욱)은 이날 이븐파(합계 9언더파)를 쳐 생애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지만 단독 3위로 이번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배들리는 2007년 FBR오픈 제패 후 4년 만에 통산 3승째(우승상금 117만달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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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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