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대만 독립파와 차이완


대만에서 쑨원(孫文) 동상이 철거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과 교류확대·통일을 반대하고 홀로 서자는 독립파의 소행이다. 중국은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의 중국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추진해오고 성과도 뚜렷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과격 행위가 양안 관계를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만 집권 국민당과 시진핑의 중국 간 암묵적 합의점인 하나의 중국은 과연 가능할까.


△국민의 64%가 통일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대만인들의 집권 국민당과 중국에 대한 불신은 뿌리가 깊다. 우선 동족의식이 상대적으로 낮다. 정복왕조인 청에 대항하며 네덜란드세력이 점유하던 대만을 1662년 점령해 국부로 추앙받는 정성공(鄭成功)부터 중국 상인과 일본 하급무사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대륙에서 쫓겨난 국민당이 1947년 2월 말 1만~3만명을 죽인 2·28학살사건도 본토 출신들과 그들이 추진하는 본토 회복정책에 대한 증오와 불신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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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국민당의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마당에 대만 국민들의 독립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대만 차기정권의 향방과 대중국 정책·외교관계는 동아시아 세력 판도에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중국과 거리를 두고 친일 성향이 강한 야당이 집권할 경우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합류해 양안 간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과 대만에서 동시에 추앙받는 쑨원의 동상이 끌어내려지는 사건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신기한 점은 경제협력만큼은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으로는 '차이완'을 거의 이룬 상태다. 서신교환과 왕래도 자유롭다. 부럽다. 개발연대에 성장률이며 수출액을 대내외적으로 적극 홍보했던 한국과 달리 대만은 오히려 수출액을 낮춰서 발표했었다. 견제를 피하려는 의도에서다. 지금이라고 다를까. 통일대박론은 대박을 쳤다지만 말의 성찬 속에 실속은 어디에 있는가. 언제까지 저들을 부러워해야 하나. /권홍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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