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장애 이긴 루이스, 챔피언 연못 풍덩

척추측만증 장애 딛고 메이저대회서 프로 첫 승


올해 ‘챔피언의 연못’은 세계랭킹 1위 대신 의지의 골퍼를 선택했다. 장애를 딛고 일어선 스테이시 루이스(26ㆍ미국)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청야니(22ㆍ대만)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치며 프로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루이스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ㆍ6,70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냈다. 선두 청야니에 2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루이스는 2타를 잃은 청야니(10언더파)에 3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침착한 플레이로 ‘대어’를 낚은 루이스는 불굴의 의지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8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루이스는 10대에 접어들면서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7년 반 동안 하루 18시간씩 플라스틱 교정기구를 착용하는 고통을 견뎌야 했지만 척추가 생명과도 같은 골프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고교 3학년 때는 골프 선수의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중대 결정을 내렸다. 척추에 티타늄 철심을 박고 5개의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루이스는 LPGA 투어 홈페이지 선수 소개 코너에서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척추 수술을 받은 일”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루이스는 미국 골프의 기대주였다. 아칸소 대학 시절이던 2007년 미국대학스포츠(NCAA) 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아마추어 강자로 군림했고 그 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에 올랐다. 역시 2007년 P&G 아칸소챔피언십 때는 첫날 7타를 줄여 선두에 나섰으나 악천후 탓에 대회가 1라운드 경기로 끝나면서 우승 기록을 인정받지 못하기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이듬해 퀄리파잉(Q)스쿨 수석 합격으로 2009년 투어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 상금랭킹 23위로 24계단이나 점프하며 적응을 끝냈다. 이날 루이스는 전반에 청야니가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 버디 3개를 잡아내 역전에 성공했고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앞서 나갔다. 15번홀 보기로 1타 차 추격을 받던 루이스는 17번홀(파3) 그린 가장자리에서 퍼터로 친 6m 거리의 두번째 샷이 버디로 연결되면서 1타를 더 잃은 청야니를 3타 차로 떼어놓아 승부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우승상금은 30만달러. 이번 대회 개막 전날 조부상을 당한 루이스는 “냉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며 “이제 세계 최고의 선수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셸 위(22ㆍ위성미)는 6위(3언더파)를 기록했고 박세리(34)와 김인경(23ㆍ하나금융)이 공동 10위(1언더파)에 올랐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