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어윤대 회장의 올인

보유 펀드 모두 환매 KB금융 자사주 매입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 투자자산 모두를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었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직에 현금을 사실상 '올인'한 셈이다. KB금융이 상반기에만 1조원을 훨씬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음에도 정작 주가는 계속해서 미끄럼을 타자 최고경영자(CEO)로서 KB 주가의 미래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겠다는 의도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어 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펀드를 모조리 환매해 KB금융 자사주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매입 규모는 2,000주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후 그해 9월30일 2,000주를 시작으로 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모두 9번에 걸쳐 자사주를 샀다. 이번 매입분까지 포함하면 어 회장이 보유한 주식 수는 모두 2만210주로 늘어난다. 투자규모는 10억원을 웃돈다. 이번 추가 매입이 규모 면에서는 최대가 아닐지라도 자신의 마지막 가용 현금을 모두 동원했다는 점에서 어 회장이 KB에 자금을 올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KB 관계자는 전했다. 금융계에서는 어 회장이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인 것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비침과 동시에 주가가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 대해 나름의 불편함 심경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이 수천명을 명예퇴직시키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고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실적에 미치지 못하자 앞으로는 충분히 주가가 정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KB를 우리금융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으면서 이에 대한 우려감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돌리기도 했지만 더 이상 이를 이유로 내세우기도 어렵게 됐다. KB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현재 KB금융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실적개선이 본격화되면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상반기에만 1조5,7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순이자마진도 3.07%에 달하고 있음에도 주가는 낮게 형성돼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4만8,850원으로 마감, 한때 6만원을 넘었던 가격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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