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간접광고 붐] 찬반논쟁 열기

요즘 이른바 소품이나 장소 협찬의 이름으로 TV드라마 등을 통한 간접광고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전문용어로는 PPL(PRODUCT PLACEMENT)이라 불리는 「숨겨진 광고」들이다.프로그램안에 특정 상품, 상표, 브랜드, 로고 등을 배치해 은근슬쩍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고단수 기법이다.이에 대해 업계는 매출을 올리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또다른 광고기법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 기업들은 아직 한참 뒤떨어졌다는 인식과 함께 크게 활성화해야 된다는 의견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반대론의 정점에 있는 방송위원회의 입장은 확고하다. 간접광고는 광고시장을 어지럽히며 공정경쟁에 위배되기 때문에 금지하고 있으며 계속 제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간접광고의 시작은 지난 92년 영화 「구미호」에서 저승사자가 「롯데껌을 씹는 조건으로 롯데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은 사례다. 이후 「은행나무침대」에서는 두 주인공이 빌딩에서 뛰어내린 곳이 하이트맥주 운송차였으며 「쉬리」에서는 011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들 사례는 영화에 한정된 것으로 자연스런 추세로 인정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만든 만큼 제작비 지원을 받기 위해 제품이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홍보해주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TV에서도 이같은 기법이 자주 눈에 띈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에 부쩍 늘어보이는 것은 사실 카메라의 장난 때문이다. 기존에는 소품을 협찬받더라도 해당 소품의 브랜드나 로고는 나오지 않았다. 요즘에는 이것이 클로즈업돼 부각되고 있다. 방송사 중에서는 SBS가 두드러진다. 「고스트」, 「퀸」등 많은 드라마에서 『아 저 제품』이라고 알 수 있을 정도로 해당 브랜드나 로고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한 업체로는 크라운베이커리가 꼽힌다. 크라운은 고스트를 비롯해 순풍산부인과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봤으며 최근에는 MBC드라마 「국희」에도 명함을 들이밀고 있다. 크라운의 관계자는 『과거 드라마에서 크라운제과 배송차 안에서 「콘칩」과자를 먹는 장면이 나오자 뒷날 매출이 몇배로 뛰었다』며 『회사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중(空中)파가 공중(公衆)을 위한 것이라고 할 때 특정 업체의 이익이 개입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돈을 지불하고 내보내는 광고는 다르다. 광고는 엄연히 허용돼있는 자기 이해의 주장이다. 따라서 간접광고를 광고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 정작 제작진의 생각은 다소 부정적이다. MBC의 한 PD는 『간접광고도 분명 광고』라며 『공개경쟁을 통하지 않고 로비로 특정 제품이 홍보되느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이때도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며 『중요한 것은 PD의 윤리』라는 지적이다. 올들어 방송위원회가 주의나 경고를 준 제제건수는 200건이 넘는다. 하지만 지금도 TV드라마에서는 특정 브랜드나 로고가 수없이 나온다. 간접 광고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는 작업이 필요한 때인것같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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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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