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모주 자금 10조 잡아라"

내달초까지 38개 기업서 청약예정금융기관들 뭉칫돈 유치 총력태세 「공모주 청약에 쏟아져 들어올 시중 부동자금을 잡아라.」 이번주부터 오는 12월 초까지 예정돼 있는 38개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에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이동할 전망이어서 이 돈을 유치하기 위해 증권·투신은 물론 은행 등 금융기관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12월 초까지 한국가스공사 등 거래소상장예정 4개사와 아시아나항공·한솔PCS·한국통신하이텔 등 코스닥 등록예정 34개사 등 모두 38개 업체가 공모주 청약실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공모규모만 따져도 한국가스공사 9,900억원을 포함,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평균 50대1에서 최고 100대1에 이른 경우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보름 동안 증시로 밀려들 시중자금은 10조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심사실 관계자는 『공모기업 가운데는 우량기업들이 상당히 많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시중 뭉칫돈이 증시로 대거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불과 보름 동안 38개사나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것도 이례적지만 시중 부동자금이 짧은 기간 동안 이처럼 한꺼번에 움직이는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어 금융기관으로서는 대규모 자금을 끌어당길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일단 22~23일 실시되는 한국가스공사의 공모주 청약이 금융기관 자금 쟁탈전의 첫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 예정기업 중 공모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부동자금 이동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모주 청약이 마무리된 후 자금이 환불되는 12월3일 전후에는 금융기관들의 자금유치전이 가장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일부 증권사는 공모주청약 자금유치를 담당하는 전담팀을 만들어 움직이고 있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청약기간 동안 증권사 객장을 방문해 투자자들을 설득하라는 지침을 각 지점에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은행·보험사 역시 이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면 당분간 자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자 공략방안을 마련하는 데 골몰하는 한편 자금향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하향 안정세, 투신시장 불안 등으로 은행예금이나 투신사 수익증권에서 빠져나온 뭉칫돈을 비롯해 현재 시중에서 떠돌고 있는 돈은 50조~80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만큼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돈이 상당하다는 뜻으로 금융기관이 이번 공모주청약 러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다음달 초까지 거래소 상장을 위해 공모주청약을 실시하는 업체는 한국가스공사 외에도 대구도시가스(청약일 12월2~3일), 의류업체인 ㈜나자인(〃), 대원제약(11월25~26일) 등 4개이다. 또 코스닥 등록을 위한 공모주청약에 나서는 회사는 아시아나항공(12월3~6일), 한솔PCS(〃), 한국통신하이텔(〃), ㈜로만손(12월1~2일)을 포함, 34개에 달한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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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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