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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효과' 급한 불은 껐지만…

"2년간 제로금리 유지ㆍ유동성 공급 지속" 시사 <br>美증시 반등 하루만에 경계심리로 급락 출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블딥 우려와 신용등급 강등의 충격에 휩싸여 있던 금융시장에 다시 한번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례적으로 '제로금리'를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유지하고 추가로 완화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시장에 초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것임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하지만 FRB의 이 같은 정책은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신흥국의 자본 유입을 가속화하는 등 이머징마켓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FRB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일(현지시간)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중반까지 연방기금 금리 목표를 연 0~0.25%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FRB가 기간을 명시해 목표금리를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RB는 이와 함께 "물가안정의 범위 내에서 경기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증시는 성명 발표 이틀째인 10일 경계심리가 작용, 다우지수 기준 2% 가까이 하락 출발하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성명 발표 당일에도 FRB의 부양 의지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돼 급등세로 마감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3차 양적완화(QE3)가 대책에서 빠지면서 장중에 실망매물이 쏟아져나왔다. 월가는 지난 6월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2차 양적완화)이 종료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경제지표들이 부진하게 나타나자 FRB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를 주문해왔다. 특히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유럽의 채무위기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번 FOMC의 결정은 결국 FRB가 월가의 요구에 화답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마이클 펠로리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가적으로 나올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포문을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FRB가 유동성을 공급하더라도 현재의 경제여건에서는 일자리 창출 등 실물경제에 대한 효과는 거의 없는 반면 금융시장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두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FRB가 앞으로 새로운 완화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할 경우에도 월가의 수익기반을 확대해주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FRB의 이 같은 정책 기조는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는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선 초저금리로 약달러 추세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FRB의 결정이 나온 10일 달러ㆍ위안 환율은 1달러당 6.4167위안으로 떨어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초저금리 기간을 확실하게 정해짐에 따라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위험도 크게 낮아짐에 따라 이머징마켓의 위험자산에 대한 달러 투자가 급증할 개연성이 높다. 이 경우 이머징 국가들은 자금유입 증가로 인한 환율 절상, 인플레이션 압력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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