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뉴타운 투자 가이드] 아현·북아현·한남 등 사업속도 내는 지역 급매물 노려야

입주 시작한 흑석뉴타운도 유망<br>용적률·가구수 늘리려는 곳 많아<br>장단점 꼼꼼히 확인한 후 투자를<br>기부채납·감정평가액도 따져봐야



지난 2월 말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에는 일명 '강남 사모님'들이 대거 등장했다. 많게는 5명씩 그룹을 이룬 이들은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흑석5구역 아파트와 인근 부동산시장을 둘러본 뒤 거래현황을 꼼꼼히 살피고, 일부는 지분 거래 계약도 맺었다. 흑석동 H공인 관계자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로는 큰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고 보는 것 같았다"며 "당장 매물을 입도 선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은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듯 했다"고 전했다. 부동산시장에서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5~6년 전 지구 지정과 함께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경험했던 이들 지역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각 조합들의 내홍에 따른 사업 지연 등으로 한동안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09년 초 발표된 '한강르네상스' 선언으로 투자 수요가 한강변에 쏠린 것도 시장이 위축된 또 다른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재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조합원 간 소송이 마무리되는가 하면 대규모 정비계획안을 내놓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뉴타운은 도심권에 위치해 입지가 좋고, 5~6개 재개발ㆍ재건축구역을 함께 묶어 개발하기 때문에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북아현뉴타운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관리처분이 이뤄지고 첫 철거공사(1-3구역)가 시작되자 매수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급매물은 바로 거래가 이뤄질 정도"라고 말했다. ◇기존 뉴타운 얼마나 올랐나= 지금까지 서울에 지정된 뉴타운은 주거지형 26곳, 중심지형 9곳 등 총 35개 지구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지구에서 실제 공사가 완료돼 입주까지 마친 곳은 드문 편이다. 조합설립ㆍ사업시행인가ㆍ관리처분 등 각 단계마다 조합원 간 마찰이 적지 않아 사업이 지연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이 완료된 곳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입주가 마무리된 성북구 길음뉴타운의 경우 대다수 아파트가 일반분양가 대비 최고 1억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길음9단지 래미안 59㎡(이하 전용)은 일반분양가가 3억3,000만~3억6,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4억~4억3,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달 말 첫 입주가 시작되는 동작구 흑석 뉴타운도 마찬가지다. 흑석5구역의 경우 일반분양가에 최고 7,000만~8,000만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을 정도로'손바뀜'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단기간에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자들의 얘기다. ◇속도 내는 뉴타운 잡아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사업 진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볼 만 하다고 조언한다. 한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곳의 급매물을 잡으면 상대적으로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포구 아현뉴타운3구역은 지난 2월 말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어 기존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모두 교체했다. 이곳은 지난 2008년 관리처분까지 받았던 곳이지만 조합임원들에게 수십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책정하는 등 논란을 빚으면서 사업이 사실상 '올스톱'됐던 곳이다. 이 과정에서 한때 1억5,000만원을 웃돌았던 조합원입주권의 프리미엄은 9,0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아현동 P공인 관계자는 "조합원 간 내분으로 시끄러울 때는 거래 1건 성사시키기가 어려웠다"며 "이제 사업이 정상화되면 가격도 오르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역시 각종 소송에 휘말렸던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도 1-3구역을 중심으로 속속 사업이 정상화되고 있다. 이 구역은 이주가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지난 달 철거 공사에 돌입했다. 공공관리제를 시범 적용 받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역시 구역 별로 정비업체를 선정하는 등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5개 구역 중 2ㆍ3구역이 정비업체를 선정하고 조합설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남동 J공인 관계자는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입지적 장점에 더해 최근 정비사업이 윤곽을 드러내며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됐다"며 "특히 2ㆍ3구역의 경우 조만간 조합원분담금 및 일반분양가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 이후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첫 입주와 함께 시장 분위기가 달아 오르는 흑석뉴타운도 유망투자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분양한 흑석4ㆍ6구역은 5구역과 비교해 비교적 저렴한 분양권이 시장에 나와있다. 이밖에 3ㆍ7ㆍ8구역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속도가 빠른 편이며 1ㆍ2ㆍ9구역은 추진위원회 단계다. ◇뉴타운별 용적률 등 장단점 따져야= 최근 정비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하는 뉴타운들도 주목할 만 하다. 이들 재정비촉진지구에서는 용적률을 상향해 소형 가구 공급을 늘리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보통 일반분양이 많아지면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은 낮아지게 된다. 특히 송파구 거여ㆍ마천뉴타운은 이러한 소형공급 확대 정책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곳이다. 마천1구역의 경우 기준용적률 상향 등에 따라 기존 790가구였던 60㎡ 이하 소형주택이 1,217가구로 늘어났다. 마천3구역과 거여2-1구역도 소형주택이 각각 286가구, 192가구씩 증가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재 진행중인 각 뉴타운은 구역별로 용적률 상향 및 공급가구수 증가를 추진하는 곳이 많아 이를 꼼꼼히 확인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모든 뉴타운이'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는 없다. 대다수 뉴타운은 일반 재개발지역보다 기부채납비율이 높아 조합 입장에서는 사유지였던 땅을 공공에 더 헌납해야 한다. 해당 구역만 정비하는 일반 사업장에 비해 뉴타운 내 재정비구역은 광역개발에 따른 공원이나 도로를 더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초 일반 재개발구역이었다가 이후 뉴타운으로 전환된 곳에서는 기부채납을 둘러싸고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주의해야 한다. 각 구역별 감정평가금액도 자세하게 살펴야 한다. 특히 관리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곳에서는 자칫 투자금액보다 훨씬 낮은 감정평가액을 손에 쥐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재개발컨설팅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 없이 오랜 기간 사업이 멈춰있는 곳은 대부분 사업성이 낮다고 봐야 한다"며"인근 지역의 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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