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아들인 박상수(18)군 두산 보유 주식수가 500주가 추가됐다. 두산가 5세 장손인 박 군은 이로써 보유주식수를 1만7,231주를 늘렸다. 지분율은 0.07%다. 박 군이 매입할 당시 두산의 주가는 11만~12만원대로 연중 최저수준이었다. 박 군은 지난 2008년 5월 증시가 크게 떨어졌을 때에도 두산의 주식을 2,000주 매입하는 등 두산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꾸준히 보유주식수를 늘렸다. 박군의 주식매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두산 주가는 지난 7일 2.88% 상승했다. 최대주주 일가의 주식 매입이 주가 안정을 위한 의지로 해석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PX케미칼 등을 계열사로 보유한 지주사 KPX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양규모 회장의 손자 양재웅(13)군의 보유주식도 크게 늘었다. 공시에 따르면 양 군은 지난 7일 5만7,931주를 매입해 보유지분율을 1.47%(6만2,155주)까지 늘렸다. 그는 이로써 양 회장(23.68%)과 장남 양준영(6.14%) 부회장, 차남 양준화(7.92%)씨에 이어 오너일가에서 4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또 철강제조업체 NI스틸도 최근 오너일가 미성년 자녀들의 주식 매입이 잇따랐다. 실제로 이달에만 각각 1만2,890주와 1만3,390주의 NI스틸 주식이 배종민 대표의 자녀인 배승준(13)군과 배윤정(16)양 명의로 매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이들의 지분율은 각각 2.39%, 1.21%로 늘어났다. 특히 배 군은 지난 2009년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한 틈을 타 9,950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미원상사 김정돈 회장의 질녀 김서현(17)양도 지난 8일 150주를 매입해 보유지분이 0.44%로 증가했고, 신영증권 오너 일가의 원재연(16)군도 13일 60주를 사들여 보유지분을 0.01%로 늘렸다.
전문가들은 상장사 오너의 미성년 자녀들이 잇따라 주식을 취득한 것과 관련 경영권 승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번에 큰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데다 분할매수 효과도 누릴 수 있어 가계승계와 관련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자사주 매입과 같이 주가방어 효과도 일부 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너들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매매도 불규칙하고 뚜렷한 방향성을 읽을 수 없는 단점이 있다”며 “반면 기업승계 후계자들이 주식을 매입하면 기업의 장기성장 가능성도 보여주고 현재 저평가라는 신호를 줄 수 있어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