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기회는 소리 없이 다가온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관들이 경제 전망 수치 낮추기 경쟁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리스크도 최근 잔잔해진 듯하지만 제대로 가라앉지 않은 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금융시장이 발전해 성숙한 단계에 도달하면 투자자들은 해외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다. 외화증권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새로운 투자 대상을 확보해 기회를 늘린다는 측면 외에도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은 멀게만 느껴졌던 외화증권 투자를 손쉽게 만들었다. 그래도 증권 투자는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종목 선택, 적정 타이밍 포착 두 가지 측면이 여전히 어렵다. 국내 증권 투자도 아닌 바다 너머 시장의 향방까지 예측해야 하는 외화증권 투자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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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에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외국과의 시간 차이로 올빼미가 돼야 하고 환율 변동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나라마다 제도나 관행이 달라 자금 결제와 세금 환급 등도 복잡하다.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직접투자를 피하고 펀드를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6월 말 현재 국제 투자 대조표에 따르면 외국인이 우리나라 한 곳에 투자한 증권 투자 규모는 5,086억달러다. 반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 투자한 규모는 1,093억달러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액은 3,220억달러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이탈리아ㆍ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을 추월한 사실에 비춰보면 아직은 초라한 편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넓은 해외시장에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관련된 금융기관의 노력과 국가 차원의 인프라ㆍ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육성과 제도 개혁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표류 중이다. 국내 굴지의 금융투자업자조차 국제 증권대차시장에서 외국 금융기관으로부터 증권을 직접 차입할 수 없을 정도로 신용도가 낮고 규모가 작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차트 3주 연속 2위에 올랐고 1위를 넘보고 있다. 싸이의 대박을 그저 예외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그간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전 세계에서 통(通)하는 문화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랫동안 치열한 노력을 전개해왔다. 피땀을 흘린 시절을 감수한 결과가 한류이고 싸이다. 금융산업도 마찬가지다. 위기와 기회는 모두 소리 없이 찾아온다. 금융기관은 물론 정부와 지원기관 모두 그때를 대비해야 할 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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