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야구 동호인들의 갈증


프로야구의 인기가 뜨겁다. 야구장은 물론 식당ㆍ지하철ㆍ길거리에서도 야구 이야기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야구 중계를 보는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이 같은 프로야구의 열기에 힘입어 최근 '보는 야구'를 넘어 '하는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약 40만명이 '하는 야구'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추산 동호회 야구팀은 2만여개에 달한다. 직장에도 야구 동호회가 생겨 주말마다 유니폼과 배트ㆍ글러브 등을 챙겨 모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생활 스포츠로서 야구가 무시할 수 없는 종목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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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이들을 수용할 야구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KBO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야구장 개수는 260개다. 지난해 99개가 늘어나면서 2011년 161개에 불과했던 야구장 개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2만개의 동호인 야구팀을 수용하기에는 열악한 수준이다. 서울 시내 모 리그는 야구장 1개에 72개 팀이 사용하는 웃지 못할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고 심지어 야구장을 구하지 못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KBO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에서도 2020년까지 야구장이 1,000개가 더 조성돼야 야구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방자치단체당 약 4.2개의 야구장이 추가로 조성돼야 가능한 수치다.

한 주간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야구로 해소하는 야구 동호인들에게 야구장은 달콤한 휴식처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야구를 하는 주말은 바쁜 업무에 시달렸던 한 주를 마감하고 또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충전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들에게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누구보다도 절실하다. 야구장이 늘어나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외지에서 동호인 야구팀이 방문하면서 해당 지역의 주민 소득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프로야구의 인기만큼 생활 야구의 증진을 이끌기 위해서 지자체와 관련 기관들이 하루빨리 야구 동호인들의 갈증에 좀 더 주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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