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권 콜거래도 사실상 마비

◎은행,종금지원금 회수못해 ‘콜론 몸사리기’/여유자금 투신상품 대거이동 등 부작용금융기관간 콜자금거래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영업정지대상이 아닌 5개 종금사가 2일 1조원규모의 자금을 막지못해 3일새벽에야 겨우 결제하는 등 금융시장이 공황직전의 상태에 놓였다. 이같은 현상은 영업정지 명령을 받은 9개 종금사에 콜자금을 지원해준 금융기관들이 자금회수 불능을 이유로 추가적인 콜론공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 이에따라 은행권 자금이 제2금융권으로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가 하면 여유자금중 일부가 투신사 금융상품으로 몰리는 등 부작용이 확산되고 있다. 영업정지 명령이 내려지기 전날인 지난 1일 9개 종금사의 부족자금 규모는 1조1천억원규모였다. 종금사들이 이날 밤늦게까지 결제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재경원은 일부 시중은행과 자금사정에 여유를 보이고 있는 기존종금사 등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이들 금융기관들은 재경원 요구에 순응했다. 모은행이 많게는 3천억원 이상의 하루짜리 콜자금을 지원했으며 기존 종금사들도 사별로 4∼5백억원씩의 자금을 방출했다. 문제는 다음날 발생했다. 재경원이 느닷없이 9개 종금사에 영업정지명령을 내리면서 모든 채무에 대한 지급정지를 선언해 버린 것이다. 해당 종금사에 거액의 콜자금을 지원해준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된 것은 당연한 일.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경원이 지원하라고 해서 자금을 지원했는데 다음날 곧바로 채권 채무를 동결시켜버리면 어디가서 돈을 회수하라는 얘기냐』며 『이제 정부지시마저도 믿지 못하게 됐다』고 재경원의 무책임한 처사에 반발했다. 기존종금사 관계자도 『일부 종금사에 지원한 콜자금이 회수되지 않음에 따라 은행등 각 금융기관들이 콜론공급에 몸을 사리고 있다』며 『결국 여유있는 기관은 돈을 쌓아두고 있는 반면 급전이 필요한 기관은 한푼도 구하지 못하는 자금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증권사의 자금운용관계자는 『콜자금을 운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안전한 금융상품에 예금하는게 훨씬 낫다』며 『최근 금융권 자금이 대거 투신사 MMF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9개 종금사에 대한 영업정지 명령이 금융기관간 신용불신을 더욱 확대시키는 악재로 작용, 금융권간 자금순환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종금사의 한 임원은 『기업들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서는 원활한 콜자금 운용이 급선무』라며 『콜시장의 기능회복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종석 기자>

관련기사



이종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