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정태수 총회장 미스터리/자기자본 900억에 부채는 무려4조

◎수서사건 불구 문민정부서 급성장한보철강과 관련해 기업이나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자기자본이 9백억원에 불과한 회사가 어떻게 무려 4조원이 넘는 부채를 지게 되었는가」하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반년만에 부채가 60%씩 늘어나는 등 빚더미가 총투자액 수준에 육박했는데도 금융권의 지원이 이뤄졌고 올 들어서도 후속지원이 계속됐다. 주요철강제품의 국제시세가 하락을 거듭하며 철강경기가 죽을 쑤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청와대의 고위당국자는 지난 22일 『은행들이 한보 정태수 총회장에게 말려든 것이다. 은행들이 처음 돈을 줄 때 도대체 얼마나 빌려주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융자를 해줬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은행의 잘못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그동안 한보문제를 처리해온 은행권의 움직임을 보면 양상이 사뭇 다르다. 모은행 임원은 최근 한보철강에 대한 3천억원 규모의 추가자금지원 실무작업에 돌입한 직원들을 불러 『국회 청문회 준비를 하는 태세로 빈틈없이 서류를 꾸미라』고 비장한 지시를 했다. 일부 은행에선 실무자들이 『더 이상 한보 지원은 안된다』며 자금지원에 강력한 항의를 나타내기도 했다. 자금줄에 관한한 한보그룹과 정태수 총회장의 모든 것이 미스터리다. 6공화국 시절 수서사건으로 공중분해 위기에 몰렸던 한보그룹이 문민정부로 접어들면서 급성장을 누려왔으나 은행권의 한보에 대한 「돈 쏟아붓기」에 관한한 철저한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정 총회장은 수서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그룹경영이 최악의 고비를 맞이했으나 93년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 그룹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한보그룹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때마다 「누군가」가 정 총회장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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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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