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객만족/김인환 효성T&C 사장(로터리)

우리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의 하나가 고객만족을 지향하고 실천하는 자세이다. 많은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수없이 강조하여 왔지만 아직도 기업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배어든 것 같지 않다.일본을 갔다온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중에 그들의 몸에 밴 친절과 철저한 직업의식에 관한 내용이 많다. 백화점 등에서 무안하리만큼 깍듯한 종업원들의 친절에 물건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는 사람도 있다. 일본 사람들은 비단 세일즈나 서비스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뿐 아니라 생산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미지의 고객에 대한 친절이 몸에 배어 있다고 자부하고, 그들이 만드는 물건 하나하나에는 혼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좀더 사용하기 쉽고, 필요한 기능을 좀더 살려주는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 꾸준한 고객지향의 노력만이 그 제품의 상품수명을 지속시키고 경쟁력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킨 소니의 워크맨이라는 제품도 이런 자세의 산물임은 물론이다. 요즘같이 한 기업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만족을 실천하는 기업풍토는 경쟁력 확보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 그런데 아직 우리의 생산현장에는 「이걸 누가 쓰든 내가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자신의 역할이 오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 만들면 된다며 일하는 사람들이 적지않은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업에 종사하는 모든 조직원이 진정으로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해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가질 때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일류제품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시대든 고객을 가볍게 생각한 기업이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최근에는 우리 산업계에도 이러한 고객의 중요성이 한층 고조되어 「고객감동」이란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고객은 기업의 동반자이며, 고객이 있어야 기업이 존재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의 새삼스런 깨달음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고객만족 경영을 해야 된다는 필요성과 당위성만 강조될 뿐 우리의 전반적인 현실은 아직 구호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역행난」이란 말이 있다. 「아는 것은 어렵지만 행동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뜻이다. 지식은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고객의 중요성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자신이 만들어낸 제품으로 남보다 먼저, 좀더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실천적 행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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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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