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은행 여신심사가 강화될 것입니다. 이젠 담보만 살필 게 아니라 기업의 재무상태도 잘 따져야 합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31일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LIG건설 사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앞으로 은행이 건설사만 믿고 대출하는 잘못된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며 대출심사 강화 방침을 내비친 것이다.
권 원장은 이어 LIG건설 사태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정관리로 갈 걸 알면서도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자 보호 부분을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LI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IG손해보험에 대해 다음주부터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권 원장은 이번 검사에서 "CP 등에 대한 공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하더라도 이를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감사의견 거절에 대해서는 당국에 곧바로 보고하도록 며칠 전에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계부채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권 원장은 "최근 중산층에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자영업자의 가계부채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자영업자는 경기변동을 많이 타고 소득변화가 심해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