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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업계가 복고풍의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클래식 요소를 제품 디자인에 과감히 채택하면서도 최신 편의기능을 탑재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당분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레트로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니코리아는 복고풍 디자인에 최강의 성능을 장착한 미러리스 카메라 '넥스(NEX)-6'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서는 중이다. 이 제품은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볼 수 없었던 초정밀 전자식 뷰파인더를 탑재해 활용도를 높인 것이 특징. 독자 개발한 'XGA OLED 트루파인더' 뷰파인더는 액정화면이 아니라 직접 눈을 대고 촬영할 수 있어 사진 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이 쏟아진다. 가을 출사의 백미로 꼽히는 단풍의 절경을 시야율 100%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넥스-6는 기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촬영모드 선택 다이얼을 카메라 상단에 배치하고 바로 밑에 조작 버튼을 뒀다. 덕분에 촬영모드를 한 손으로 손쉽게 변경하는 동시에 노출과 셔터속도, 화이트밸런스 등의 각종 기능 조작이 편리하다. 또 기존 표준 줌렌즈보다 크기는 50%, 무게는 40%를 줄인 초슬림 줌렌즈를 채택해 등산이나 하이킹에 부담 없이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있도록 휴대성을 높였다.
올림푸스한국은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한 미러리스 카메라 '펜(PEN) E-P5'를 선보이고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 '펜' 시리즈의 최신 제품인 펜 E-P5는 지난 1963년에 올림푸스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하프 프레임 일안반사식(SLR) 카메라 '펜 F'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이다. 오래된 수동 필름 카메라를 보는 듯한 디자인과 조작법을 채택해 마니아층이 두텁다.
특히 원조 카메라의 타원형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카메라 몸체 대부분에 금속 소재를 채택해 견고함과 세련미를 더했다. 레이저 음각 기법과 최신 알루마이트(알루미늄 양극산화처리법) 기술로 색을 입힌 특유의 로고는 1960년대를 풍미한 아날로그 카메라의 고풍스러움을 구현했다.
외관은 클래식 카메라를 닮았지만 성능에서는 첨단 기능을 두루 채택했다.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8,000분의 1초의 초고속 셔터속도를 지원하고 독자적인 흔들림 방지 기술인 '5축 손 떨림 보정기능'을 갖췄다. 전면과 후면에 위치한 두 개의 버튼으로 직관적인 조작성을 강조한 '2X2 다이얼 컨트롤', 언제 어디서든 촬영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와이파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는 화려한 색상을 강조한 미러리스 카메라 'X-A1'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제품은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클래식 카메라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빨강, 파랑 등의 색상을 적용해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겨냥했다. 후지필름이 독자 개발한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는 로모 카메라와 하이 키, 로우 키, 포인트 컬러 등의 기능을 제공해 촬영한 사진을 필름의 색감으로 구현해준다. 이 밖에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이가능한 3인치 크기의 고해상도 틸트 액정화면으로 편의성을 더했고 와이파이와 내장 플래시 등을 장착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도 기계식 다이얼을 채택한 DSLR 카메라 '니콘 Df'로 복고 열풍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내부에 충격에 강한 마그네슘 소재를 쓰고, 외부에는 가죽 소재로 마무리해 이국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필름 카메라에 사용됐던 가도식 노출계 연동 레버를 탑재해 구형 렌즈도 장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이 평준화되면서 복고풍 디자인이 카메라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제품 외관은 아날로그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편의성이 대폭 개선돼 디지털 카메라의 주요 고객층이 젊은 세대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