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68조 시장잡자"… 택배업계 중국 공략 속도낸다

中 시장 전면 개방 결정에 CJ대한통운·한진 등 '빅3' 전담조직 개편 등 잰걸음

현지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중국이 택배 시장을 외국 기업에 전면 개방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택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택배 서비스 경쟁력과 한류 열풍에 따른 특수를 연계해 중국 시장에 조기 안착하겠다는 구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 '빅3'인 CJ대한통운(000120)·한진(002320)·현대로지스틱스는 중국의 택배 시장 개방에 맞춰 전담 조직을 개편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페덱스·DHL·TNT 등 글로벌 업체가 선점한 해외 특송 시장과 달리 중국 시장은 얼마나 빨리 진출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중국이 택배 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급증하는 택배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시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 국제 택배만 담당했던 국내 택배업계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 24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택배 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외국 기업에도 택배 문호를 열어놨지만 지역별로 사업권을 받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사실상 외국 기업의 진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국내 택배업계가 중국 내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택배업계는 올 들어 중국 국제택배 서비스를 잇따라 강화하며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4월 중국 2위 택배업체 위엔통과 한중 국제택배 배송시간을 기존보다 12시간 단축하는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택배는 주요 도시의 경우 대부분 익일 배송이 가능하고 서부 내륙지역도 배송시간이 4일 이내로 줄어든다. 양사는 한중 택배 배송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자상거래 상품 배송을 위한 서비스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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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도 중국과 동남아 국경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육상운송 서비스 '아시아 랜드 브리지(ALB)'를 올 6월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해상운송보다 배송기간이 최대 10일 단축되고 항공운송 대비 비용을 70% 절감할 수 있다. 중국 대도시인 상하이·선전·광저우, 홍콩과 하노이, 프놈펜, 양곤 등 동남아 주요 거점에 적용되고 대한항공·한진해운 등 한진그룹의 물류망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 받을 수 있다.

2009년 중국 최대 물류업체 코스코로지스틱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던 현대로지스틱스도 6월 국제특송 서비스에 나섰다. 중국을 비롯해 가파르게 늘어나는 해외 택배 수요에 대응해 영문 운송을 대신 작성해주고 주문 접수부터 배송 완료까지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화물 추적 서비스를 도입했다.

국내 택배업계가 중국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중국 택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중국 택배 시장은 2012년 1,055억위안(약 18조원)에서 지난해 1,441억위안(25조원)으로 증가하며 매년 50% 안팎의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고 해외 인터넷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늘면서 2020년에는 4,000억위안(약 6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택배 물량에서도 중국이 지난해 91억9,000만건을 기록한 반면 국내 택배 시장은 15억건(3조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국내 택배업계가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중국 현지업체와의 차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우정국 소유의 중국 최대 택배업체인 우체국택배는 직원 수가 10만명이 넘고 중국 31개성에 배송망을 구축했다. 민간기업으로 가장 큰 쑨펑쑤윈도 임직원 24만명에 배송차량 1만여대와 전용 화물기 14대를 운용 중이고 위엔퉁도 12만명의 직원을 앞세워 중국 전역에 7,800여개의 택배사무실을 가동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가 지난해 은퇴 후 택배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중국 최대 택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가격 경쟁력 못지않게 얼마나 신속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중국 택배 시장의 관건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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