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상] “윤석열, 대통령으로 인정 못해”… 촛불 든 시민들 광화문서 용산으로 행진

집회 측 추산 1만 명 집결

"윤석열 퇴진" 구호 외쳐

오후 8시께 용산으로 행진

남영역 인근서 행진 멈춰

보수단체, 맞불집회 개최

촛불행동, 7일에도 집회

국회 정문 앞은 한산

의사당 본관 앞서 꽹거리 치며 '탄핵' 외쳐

8시 30분께 대부분 국회 빠져나가

서울 남영역 사거리 인근에서 경찰과 집회 측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서울 남영역 사거리 인근에서 경찰과 집회 측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사상 초유의 비상 계엄 선포 사태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개최됐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촛불집회가 일어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인 2016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4일 오후 6시께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윤석열 불법 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 비상행동’ 집회를 개최했다.

광화문 앞에 모인 1만여 명(집회 측 추산)의 참석자들은 한 손에는 ‘계엄 반대’, ‘윤석열 퇴진’ 등의 문구가 적힌 푯말을, 다른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있었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부터 학생, 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이날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도보 곳곳에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소식지 등이 떨어져 있었다.

집회 장소 인근 인도는 물론, 인파가 몰리면서 차도까지 사람이 밀려나면서 현장에 파견된 경찰은 시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교통을 통제했다. 집회가 퇴근시간과 맞물린 탓에 퇴근 인파와 집회 인파가 뒤섞여 혼잡한 모습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직장인 변 모(34) 씨는 “이런 집회에 온 것 자체가 처음”이라며 “ 어제 계엄령 소식 듣자마자 밤에 한숨도 못 잤을 정도로 충격을 받아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퇴근하자마자 이 곳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임 모(44) 씨는 “정부에 실망감을 느껴 최근 집회를 자주 찾고 있다”라며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용산까지 같이 행진했다가 귀가하려 한다”고 밝혔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서울역을 지나 행진을 하는 모습. 채민석 기자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서울역을 지나 행진을 하는 모습. 채민석 기자


오후 7시 10분께 본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용산 대통령실로 행진을 하기 위해 청계광장으로 집결했다. 민주노총이 행진 대열 앞쪽에 서고 뒤에 시민들이 붙어 가는 형태다.



오후 8시 촛불집회 측은 시청역 방면 차로 2개를 이용해 역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역부터 남대문 인근 차로는 3개가 통제돼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행렬에 막히자 일부 운전자들은 집회 참석자에게 “비키라”고 외치고, 집회 참석자는 “기다리라”고 맞받아치는 등 시비가 붙어 경찰이 말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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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측은 징과 꽹과리, 북, 태평소 등의 소리에 맞춰 “윤석열은 퇴진하라”, “불법 계엄 윤석열을 처벌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행진이 이어지면서 이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이 행렬에 합류하기도 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은 신기하다는 듯 연신 카메라 촬영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행렬이 숙대입구 근처에 도착하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경찰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도로를 통제하거나 시민 통행로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당초 촛불집회 측은 삼각지역까지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집회 신고가 남영역사거리까지 돼 있던 탓에 남영역 인근에서 멈췄다. 대열 앞에 있던 시민들은 도로를 막고 있는 경찰 100여 명을 향해 “비켜라”라며 외치기도 했다. 다만, 주최 측과 경찰 측의 소통이 이뤄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촛불집회 측은 남영역사거리 앞에서 행진을 끝내고 마무리 집회를 한 뒤 해산했다.

서울 남영역에 들어서는 집회 행렬을 기다리고 있는 경찰들. 채민석 기자서울 남영역에 들어서는 집회 행렬을 기다리고 있는 경찰들. 채민석 기자


반대로 이날 시청역 대한문 인근에서는 보수단체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집회를 열었다. 다만 촛불집회 측이 행진을 시작 전에 보수단체가 해산했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은 피할 수 있었다. 경찰은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계의 끈을 놓지 않으며 인근 지역 경비를 지속했다.

보수단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정당하다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을 비판했다. 집회참석자들은 “종북 주사파 척결”, “계엄을 다시 선포하라”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이날 인천에서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까지 온 이 모(65) 씨는 “어제 계엄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았는데 새벽에 해제되니 눈 앞이 캄캄했다”라며 “계엄 상황에서 국회의원 300명 모두 체포하고 싸움을 하지 못하게 해 정국을 안정 시켰어야 했지만 한동훈이 이를 방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상행동은 오는 5~7일에도 집회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탄핵안 상정 등을 협의·고려해 세부적인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촛불행동은 오는 7일 오후 3시 시청역에서 118차 촛불대행진을 ‘전국집중촛불’로 전환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를 4시간 여 앞둔 저녁 8시, 비상계엄에 대한 격렬한 저항이 있었던 국회 정문 앞은 비교적 한산했다. 경찰은 국회 정문앞에서 질서 유지를 했지만 국회 출입은 자유롭게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5일 0시1분 대통령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국회의사당 본관 옆에서는 100여명의 시민이 꽹과리를 치며 내란음모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8시30분까지 탄핵을 외치다 삼삼오오 국회를 빠져나갔다. 국회가 정상화된 만큼 시민들은 저항이 국회가 아닌 용산으로 향한 것이다.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4일 저녁 100여명의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꽹과리를 치며 ‘탄핵’을 외치고 있다. 김능현 기자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4일 저녁 100여명의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꽹과리를 치며 ‘탄핵’을 외치고 있다. 김능현 기자




채민석 기자·이승령 기자·박민주 기자·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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