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환율급변에 분주한 은행 PB센터

달러 분할매수 문의 평소보다 40% 급증

美유학생 자녀 둔 부모들은 송금 줄이어

10일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를 찾은 한 고객이 환율 등의 변화에 따른 재테크 방향에 대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은행

10일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까지 내려앉으면서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부자 고객이 많은 강남 일대 지점도 부쩍 부산해졌다.

특히 단기간에 환율이 급격히 빠지면서 전반적으로는 고객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달러 실수요자들은 지금을 투자 호기로 보고 분할 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기민함을 보이고 있다.


10일 우리은행 압구정 현대 지점에는 전날부터 평소보다 30~40% 많은 고객이 원·달러 환율과 관련한 문의를 쏟아냈다.

무엇보다 지난해 4·4분기 이후 달러의 점진적 강세를 예상하고 달러를 꾸준히 매입했던 고객들은 적잖은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달러의 회수를 의미하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도 내년 상반기께나 가능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한 점도 이들의 고민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인응 지점장은 "다음주부터 배당으로 외화가 유출돼 일시적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로 봐서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더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래도 고객들에게 달러의 분할 매수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달러 매수 의사를 표시하는 고객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달러 표시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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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미 많이 오른 미국보다는 유럽 시장이 유망하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 주택을 갖고 있거나 유학생을 둔 자산가들 역시 송금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가 강했다.

은행에서 만난 한 40대 고객은 "미국에서 아들이 공부하고 있는데 오늘 7만달러를 부쳤고 추가로 환율이 내리며 또 송금할 계획"이라며 "주위에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은행 PB들도 리스크 분할 차원에서 달러 매입을 권하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달러 약세 트렌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당국의 개입 등을 염두에 두면 리바운드 소지도 커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형일 하나은행 PB본부장은 "전세계적으로 이머징 마켓에 돈이 유입되고 있어 원화 강세가 우리만의 국지적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거래 목적의 투자자라면 달러를 매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자금을 송금하거나 사업가의 경우는 1,040대 아래로 환율이 내려가게 되면 달러를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출구전략이 언급되고부터 달러 강세를 예측한 곳이 많았던 만큼 고객 응대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한 시중은행 PB팀장은 "환율 예단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는 현재 환율 수준이면 추가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경험이 많이 쌓은 분들은 실망 매물을 쏟아내기보다는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될 것이라는 진단이 많지만 시장 반영은 더 일찍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관점의 연장선에서 지금은 매수 스탠스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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