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일전을 벌이는 대선 전초전 양상으로 급변하고 있다. 안 원장의 막판 등장은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지지율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초접전 구도의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선거 이후 정국, 더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 판도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에선 선거결과에 따라 여야 정치권이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빅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의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안 원장은 지난 23일 범야권 박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24일 중 지지방식을 밝히기로 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자택 앞에서 승용차를 타고 나오던 중 “어떻게 지지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4일 “안 원장의 등장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면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월등하게 오르기보다는 검증국면에서 이탈했던 중도성향 유권자의 표를 회복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나 후보와 박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안 원장의 박 후보 공개지원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야는 막판 변수로 등장한 안 원장 선거지원 문제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시기적으로 늦은데다 이미 선거구도가 확립된 상태여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안철수 때리기’에 매진한 반면, 민주당은 초박빙 상태인 막판 선거전에서 승기를 굳힐 수 있는 호재라는 판단에 따라 효과 극대화에 골몰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교수들이 특정 정파에 함몰돼 편향된 정치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고 정치판에 들어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진보진영이 하나가 됐다. 민주당의 당원과 전통적 지지층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박 후보의 승리를 우리가 만들어 낸다는 자세로 총력적인 지원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와 박 후보도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첨예한 신경전을 펼쳤다. 나 후보는 “억지로 안 교수가 지원하는 모양새”라면서 “안 교수 효과는 이미 반영됐다고 보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안 원장과 같은 우리 사회의 몇 안 되는 신뢰받는 인물이 나를 지지하면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후보는 이날 현장 유세에 앞서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방송기자클럽 초청으로 마지막 TV토론을 갖고 상호검증 및 공약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