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정부, 이란 제재 동참여부 고민

5대 원유도입국 관계 악화땐 원유수급 차질 불가피<br>양국 교역도 축소될 듯

정부가 핵개발 의혹이 불거진 이란에 대해 제재 동참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이란은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양국의 교역규모가 늘고 있는 데다 국내 원유 수입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 악화는 원유수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7,423만배럴 수입했다. 금액으로는 7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체 원유수입량(7억7,341만배럴) 가운데 9.3%를 차지하는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ㆍ카타르ㆍUAE에 이어 5번째로 많은 규모이다. 이란으로부터 도입되는 원유의 평균단가는 배럴당 102달러로 전체 평균단가(105달러)에 비해 상당히 저렴해 최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양국의 무역규모도 해가 갈수록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이란과의 무역규모는 144억달러를 기록해 이미 지난해 교역액(115억달러)을 넘어섰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대(對) 이란 수출 역시 지난 2000년에는 13억달러에 그쳤으나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49억달러를 넘어서 처음으로 50억달러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우리는 이란에 주로 선박과 플랜트, 철강 등을 팔고 있는데 1965년~2010년 이란에서 확보한 건설수주는 119억4,100만달러로 국가별 순위에서 8위에 오를 정도다. 이 같은 현황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측의 요구대로 이란제재에 동참할 경우 이란의 보복성 대응을 초래해 경제관계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이 경우 이란으로부터의 원유도입이 막히면 서 수입원 확보가 쉽지 않고 도입단가도 크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이란은 원유대국이어서 우리와의 교역이 차단되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아직까지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봉쇄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의 경우 비교적 온건적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도입물량을 늘리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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