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인내하는 일본

SetSectionName(); [기자의 눈] 인내하는 일본 도쿄=곽경호기자 (사회부) kkh1108@sed.co.kr 자료사진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지난주 일본 도쿄와 인근 지역을 방문했다. '지진 이후'의 일본은 예상대로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전 사고의 충격이 여전해 보였다.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토오호쿠(東北) 지역은 당연히 그럴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도쿄는 물론 다른 지역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특히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關西) 지방 사람들은 열정적이기로 유명하지만 지진피해 이후 그들의 일상은 조용하다 못해 침울함 그 자체였다. 지금 일본인들은 3중고, 4중고를 겪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고물가에다 민생경제의 침체 등이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지진피해 이전에 비해 평균 물가는 50% 가까이 치솟았다. 일본서는 담배 사기도 힘들다. 지진 때 담배농장과 함께 필터공장이 몽땅 쓸려가 일본산 담배는 아예 팔지도 않는다. 대신 외국산 담배가 예전의 두 배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방사능 우려까지 겹치면서 요즘 일본에서는 외국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관광산업이 거의 초토화된 듯한 양상이다. 나리타를 거쳐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도쿄 인근 아타미(熱海)시를 둘러봤다. 평소 같으면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을 텐데 아타미시 최대 번화가인 아카오마치는 외국인은커녕 일본인들의 발길도 뜸했다. 일본인들은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본인 특유의 끈기와 인내로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내 상점가는 물론 개점 휴업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하지만 상인들의 눈에서는 전혀 동요의 기색을 찾기 힘들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상인은 기자가 한국에서 왔다고 밝히자 이렇게 말했다."다른 외국에서는 일본에 가면 방사능 공포로 큰일이 나는 줄 알고 있는데 이렇게 일본을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일본은 한국의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일행은 현지를 돌 때 현대자동차가 지진피해 구호품으로 일본에 제공한 버스를 이용했다. 그 버스 양쪽에는 '간바래 니혼 토오후쿠(힘내라 일본 동북)'라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드는 일본인들에게서 꿋꿋한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려는 자세가 느껴졌다. [ 일본 대지진ㆍ쓰나미ㆍ원전사고 ] 화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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