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환율 끌어내릭' 산업계 반응

車·전자 '좌불안석'…"내수침체로 수출에 기대는 상황인데…"<br>철강·항공은 '반색' 비용 절감효과… 달러결제 시기놓고 저울질


'환율 끌어내리기' 산업계 반응 車·전자 '좌불안석'…"내수침체로 수출에 기대는 상황인데…"철강·항공은 '반색' 비용 절감효과… 달러결제 시기놓고 저울질 박태준기자 june@sed.co.kr “국제유가 부담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완충효과는 있겠지만 반대급부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기업들마다 최근의 환율 급변동에 대해 강한 톤의 불만을 내놓기 시작했다. 정부가 환율 끌어내리기에 나서자 자동차ㆍ전자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하반기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부 업체들은 정부의 환율정책이 단기간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자 방향성을 상실한 채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낮아지면 인플레 압력이 줄어들고, 수입원자재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너무 가파른 곡선을 그릴 경우 예측 실패로 인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환율 변동이 예측 가능한 영역에서 이뤄지느냐, 그렇지 못하냐가 경영 리스크를 결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ㆍ전자 업종 ‘불안’=최근의 환율정책에 가장 큰 불안감을 느끼는 곳은 자동차업계다. 원화 약세로 ‘환율 효과’가 일시에 사라져 하반기 경영실적 관리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ㆍ기아차의 연간 매출은 2,000억원가량 준다”고 말했다. 1달러당 1,050원대 안팎의 환율이 유지된다면 가파르게 오른 원자재 가격 부담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계산했지만 더 이상 환율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경기침체로 내수가 망가지면서 상당수 업체가 수출에 기대는 상황에서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함에 따라 갈수록 기댈 언덕이 사라지는 낭패감을 느낀다”고 우려했다.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전자업계는 더 심각하다. 원ㆍ달러 환율이 10원만 떨어져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 LG전자는 700억원이 감소할 정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 중심의 전자업체에는 환율이 내려오면 그만큼 앉아서 손해를 보게 된다”며 “해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가격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ㆍ항공 등은 ‘반색’=반면 철강과 항공 등 수입이나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업종들은 환율하락을 은근히 고마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철광석ㆍ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철강제는 대부분 내수로 소화되기 때문에 환율하락이 호재로 작용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 10원 하락 시 440억원의 차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도 환율 하락을 크게 반기고 있다. 외화 부채가 많은데다 항공유 구입 비용이 만만찮은 상황에서 원화 강세는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여기에 고객들이 해외로 나가서 돈을 쓰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영업 환경까지 개선될 수 있다. 문제는 속도.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율 급등락폭이 커지면서 수출기업은 물론 수입 비중이 높은 업종에도 전략상 혼선을 빚고 있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개입으로 언제까지 환율이 세자릿수를 유지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수입 원재료 대금을 결제해야 할지, 아님 기한까지 채운 후 지급해야 할지 선뜻 결정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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