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마 가브리엘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한 에너지 포럼에서 “많은 사람이 유럽이 가스를 끌어올 곳이 많다는 듯 행동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현지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정책을 새롭게 봐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밝힌 것과는 대비되는 발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브리엘 장관은 현재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이 러시아를 대체할 수입원으로 거론되지만, 노르웨이는 수출 여력이 크지 않으며 네덜란드산 가스는 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독일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대화로 풀어야 하며, 특히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는 냉전시대 최악의 시기에도 (에너지) 계약에 따른 의무는 모두 준수했다”며 러시아가 갑자기 가스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독일은 가스 수요의 3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독일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이 유럽 전체의 주권을 해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