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車 12%·삼겹살 18% 싸지고 근로자 비자 5년으로

플로리다 자몽 59% 등 장바구니 물가도 싸져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우리 국민들의 생활은 어떻게 바뀔까. 우선 관세 인하로 미국산 공산품이나 식료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자동차 세제 인하, 근로자 비자 간소화, 외국산 방송 프로그램 다양화, 우편ㆍ법률ㆍ회계 개방 등으로 인해 일반 생활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자동차ㆍ화장품ㆍ의류 등 미국산 공산품 가격이 인하된다는 게 즉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혜택이다. 최근 정부가 발간한 '한ㆍ미 FTA로 달라지는 우리 생활'에 따르면 미국산 수입 차량의 경우 한ㆍ미 FTA 발효 즉시 관세가 8%에서 4%로 떨어지고 발효 5년차부터는 무관세가 된다. 2,000cc 대형차 기준으로 약 12%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하는 셈이다. 미국산 화장품(8%), 의류(13%), 셔츠(13%), 넥타이(8%), 모자(8%) 등 생활용품에 부과되는 관세도 점진적으로 철폐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커진다. 관세 인하 폭을 감안할 경우 C사의 여성 스키니진은 11.5%, T사의 남성 T셔츠는 11.5%, G사의 비타민은 7.4% 정도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온라인 쇼핑을 통해 미국산 제품을 구입할 때도 관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인터넷이나 구매 대행업체 등을 통한 구매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 등 미국산 장바구니 물가도 최고 59%까지 싸진다. 미국산 돼지고기 삼겹살의 경우 관세 22.5%가 앞으로 10년간 점진적으로 철폐되면서 소비자 가격은 18.4% 가량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관세율 인하 폭을 감안할 경우 아이들의 간식용으로 인기가 높은 체다 슬라이스 치즈는 26.5%, 캘리포니아 오렌지 주스는 35.1% 정도 가격 인하 압력을 받게 된다. 또 플라리다 자몽은 59.0%, 체리는 19.4%, 와인은 13.0%, 맥주는 23.1% 가량 가격이 떨어진다. 이처럼 쇼핑 패턴은 물론 법률ㆍ회계 등 서비스 시장, 세제, 문화 생활 등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배기량이 2,000cc를 초과하는 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이 발효 3년 뒤 10%에서 5%로 경감된다. 매년 부과되는 자동차세도 801~1,000cc는 현행 cc당 100원에서 80원으로, 2,000cc 초과는 220원에서 200원으로 떨어진다. 또 미국 지사로 파견되는 우리 근로자에 발급되는 L비자 유효 기간이 신설 사업체 1년, 기존 사업체 3년에서 모든 사업체가 5년으로 연장돼 비자 갱신을 위한 비용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문화 생활에서도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 외국 방송사의 간접투자가 가능해져 유명 미국 드라마를 미국과 동시에 국내에서 시청할 길이 열린다. 아울러 국산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대한 의무편성비율이 감소해 미국ㆍ일본ㆍ중국 등의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해진다. 미국과 경제ㆍ문화 교류가 늘면서 국제통상분야 직종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제업무에 종사하는 변호사와 컨설턴트의 수요가 늘고 한미 FTA로 강화되는 저작권 분야의 전문가 수요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법률ㆍ회계 서비스 시장의 개방으로 국내 기업과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 폭도 확대된다. 미국 변호사 자격 소지자가 국내에서 국제공법과 미국법에 대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5년 뒤에는 미국 로펌이 국내 로펌과 합작사업체를 설립해 국내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미국의 세무ㆍ회계사나 법인은 국내에 설립된 사무소를 통해 미국이나 국제 세법ㆍ회계에 대한 컨설팅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5년 이내에 국내 회계ㆍ세무 법인에 대한 미국 회계사와 세무사의 출자도 허용된다. 자영업자의 경우 약간 불편한 점도 있다. 내년 3월부터 음식점에서 의무적으로 원산지를 표기해야 하는 품목이 기존의 6개에서 광어ㆍ우럭ㆍ낙지 등 6개 품목이 더해지면서 총 12개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