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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대우인터 매각 계획보다 앞당겨 연내 착수<br>대주조선·쌍용건설은 예전 가치 먼저 회복해야 재매각<br>선박 내달까지 우선 20척 매입… 리스 자회사 곧 설립<br>외부자금도 유치해 구조조정대상 기업 M&A 적극 추진

이철휘 프로필 ▦1953년 인천 ▦경기고ㆍ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행시 17회 ▦1984년 일본 히도쓰바시대 경제학 석사 ▦1989년 재무부 과장 ▦1992년 일본 대장성 재정금융연구소 연구위원 ▦1993년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 객원연구위원 ▦1996년 청와대 경제비서실 총괄국장 ▦1997년 일본 대사관 재경관 ▦2003년 재경부 국고국장 ▦2004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2007년 경제부총리 대외 부문 특별보좌관 ▦2008년 1월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SetSectionName(); [서경이 만난 사람]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대우인터 매각 계획보다 앞당겨 연내 착수대주조선·쌍용건설은 예전 가치 먼저 회복해야 재매각선박 내달까지 우선 20척 매입… 리스 자회사 곧 설립외부자금도 유치해 구조조정대상 기업 M&A 적극 추진 정리=손철기자 runiron@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대담:안의식경제부장 miracle@sed.co.kr 이철휘 프로필 ▦1953년 인천 ▦경기고ㆍ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행시 17회 ▦1984년 일본 히도쓰바시대 경제학 석사 ▦1989년 재무부 이재국 근무 ▦1992년 일본 대장성 재정금융연구소 연구위원 ▦1993년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 객원연구위원 ▦1996년 청와대 경제비서실 총괄국장 ▦1997년 일본 대사관 재경관 ▦2003년 재경부 국고국장 ▦2004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2007년 경제부총리 대외 부문 특별보좌관 ▦2008년 1월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이철휘(사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경기 전반의 분위기가 바뀐 듯하지만 다시 경기가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은 남아 있으며 다시 꺾이면 급락할 가능성이 높으니 대단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최근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낙관론에 대해 경계를 표시했다. 이 사장은 그러면서 파격적으로 마이크로크레디트를 확대해 '따뜻한 시장경제'의 서포터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새 포부도 선보이는 등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캠코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캠코 본사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대해 "손해를 각오하고 있다. 하지만 캠코가 기업은 물론 가계에도 경제안전망을 제공해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매각이 좌초된 대우조선해양과 쌍용건설에 대해서는 "한번 매각대금이 결정된 바 있어 논란을 피해 재매각하려면 예전 가치를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재매각 시점이 내년 이후에도 장기화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33개 대기업의 퇴출 및 워크아웃에 발맞춰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보였다. 최근 72척의 선박 매입을 신청 받은 데 대해 그는 "20척을 우선 다음달까지 사들이고 선박리스 등을 책임질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속에 캠코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할 일이 많아진 듯한데요. 우선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을 어떻게 운용할 예정입니까. ▦채권을 발행해 올해 우선적으로 20조원을 조달한 뒤 15조원은 금융기관 부실채권 처리에, 5조원은 기업 구조조정에 각각 투입할 계획입니다. 최근 낙관적 분위기가 팽배해 소진될지 모르지만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꼭 필요해 계획대로 다 투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해운사가 선박 72척 매입을 신청했는데요. ▦ 재무구조 개선을 희망하는 중대형 해운사가 대부분 다 신청했더군요. 우선 20척을 다음달까지 살 겁니다. 한번에 우리가 2,000억~3,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금융기관과 민간투자로 합니다. 72척 중 10척을 빼고는 매입 대상인데 연내 3번 정도로 나눠 사려고 합니다. 하반기에 한번 더 신청을 받고 총 4조원을 투입해 100여척을 살 계획입니다. 판 해운사에 다시 선박을 리스해줄 텐데 이를 담당할 자회사를 곧 설립하려고 합니다. -선박 다음 구조조정 대상은 어디인가요. ▦부실 우려 기업의 부동산을 선제적으로 살 예정입니다. 상황이 호전되면 우리 자금을 바탕으로 외부 자금을 유치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M&A에 나서려고 합니다. 산업은행이 최근 하려는 것과 비슷한데 자체적으로도 하고 산은에 돈이 부족하면 우리도 함께하는 등 연합해 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 구조조정 자금은 충분한가요. ▦구조조정기금 중 기업에 5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기업 쪽 자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국과 협의해 금융기관 부실채권 매입에 투자할 15조원 중 일부를 전환해 기업 부문에 투입할 생각입니다. -캠코가 대주주인 회사의 매각 계획은 어떤지요.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아져 당초 계획보다 매각을 앞당기려고 합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관계당국과 협의해 연내 매각에 착수할 겁니다. 매각 주간사 선정은 연내 어려워도 매각 계획은 세울 수 있습니다. 자회사인 한국자산신탁이 3ㆍ4분기까지 인수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매각이 한번 좌초된 대우조선이나 쌍용건설은 어떻게 할 건지요. ▦쌍용건설은 인수를 포기한 동국제강이 231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해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지금은 경기가 나아진다고 해도 예전 가격에 근접해 받기 힘듭니다. 대우조선도 우리가 상당 지분이 있지만 마찬가지 상태입니다. 이들 기업을 재매각하려면 결국 지난해 낙찰가 수준에 근접한 가치 회복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논란이 생길 겁니다. 대우조선ㆍ쌍용건설 재매각은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있는데 캠코도 신용회복사업을 하는 건 중복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체성 문제로 봐주십시오. 캠코는 경제안전망입니다. 사회안전망이라는 말이 있듯 캠코는 국가의 경제안전망으로 그 자체로 큰 자산이에요. 캠코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실패, 시장의 실패를 일차적으로 막는 역할을 합니다. 정부가 직접 하기 어려운 국유재산 관리도 캠코로 일원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계의 경제안전망도 캠코가 맡는 것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입니다. 무엇보다 중복이라는 비판은 수용할 수 없는 게 서민,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을 더 잘하도록 경쟁하는 것은 좋은 것 아닙니까. -가계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히 계획하는 일이 있나요. ▦다른 기관들이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대출)를 하고 있는데 실적이 미미합니다. 개인 대출한도가 낮고 금리도 크게 낮다고 보기 어려워서죠. 파격적으로 대출규모와 조건을 확대해 마이크로크레디트를 해볼 계획입니다. 대부업 면허도 이미 받아놓았고 사내에 마이크로크레디트 특별팀도 만들었습니다.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보통 200만원인 대출한도를 500만원까지 늘리고 대출금리도 훨씬 낮출 겁니다. 영세서민이라지만 200만원으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가능한 한 다음달부터 할 계획이며 대출심사는 꼼꼼히 하겠지만 손해를 각오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시장경제를 위해 과감하게 할 일이라고 봅니다. -지난해 경제위기를 제때 예측해 주목을 받으셨는데 최근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보십니까. ▦우리 경제에 빨리 회복의 싹이 찾아왔고 공포에 질려 있던 일본 경제도 최근 한달 사이 확 달라졌어요.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뀐 듯하지만 '다시 경기가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은 남아 있습니다. 다시 꺾이면 급락할 가능성이 높으니 대단히 조심해야 할 시점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회복시점에 투자한 사람들이 돈을 벌었지만 이번 상승기에 투자한 사람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아요. 그런 조짐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다시 추락한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미국ㆍ유럽ㆍ일본은 물론 중국ㆍ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들도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상당 부분을 안고 가고 있어요. 그래서 금융ㆍ실물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뉴GM을 만들어 GM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는데 소형차 등에서 뉴GM이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한국의 상황은 어떻게 보십니까. ▦나라별 경기회복 속도와 강도는 다를 텐데 그걸 가르는 것은 그동안 쌓인 거품이 얼마나 크고 최근에 얼마나 빠졌느냐입니다. 한국은 거품의 도가 심해서 잠재 위험성이 큽니다. 반면 일본은 한번 크게 빠졌으니 다시 충격이 와도 나을 겁니다. 중국ㆍ한국ㆍ미국ㆍ유럽은 부동산 등 자산에 여전히 거품이 많습니다. 낙관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지만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고 우리는 심한 편이니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정부 정책과 방향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방향을 잘 잡았는데 구조조정은 경기가 좋든 더 나빠지든 꼭 해야 합니다. 경기가 풀려도 구조조정은 좋고 어려움을 또 겪게 된다면 지금 몸을 가볍게 해야 하니 더욱 필요합니다. 다만 구조조정 체제를 만드는 데 시간을 많이 쓴 게 아쉬워요. 정부는 그 속성상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큰비가 올 것 같으면 예보를 해야 합니다. 날씨가 좋다고 지금 사람들 노는 것을 파장 낼 필요까지는 없지만 배수구를 깊게 파놓는 준비는 해야죠. 국민 모두가 유념해야 할 게 경기 하락속도는 크게 떨어졌지만 아직은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사실입니다. 경제위기 예측해 '한국의 루비니' 로 불려 '잃어버린 10년' 현장체험… 자타공인 일본 전문가 ■ 李사장은 이철휘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을 대변하는 수식어는 많지만 가장 먼저 따라붙는 것이 '자타 공인 일본통' 이다. 행정고시 17회 합격 후 잠시 내무부를 거쳐 재무부에 입성한 이 사장은 당시 최고의 경제 엘리트 집합소로 불렸던 재무부 이재국 금융정책과에서 5년여간 한국 금융을 다루다 지난 1982년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경제학 분야 일본 최고 명문 중 하나인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금융을 공부한 그는 1990년대 초에는 일본 경제의 상징인 대장성에 파견돼 부동산 버블이 꺼지며 맞게 되는 '잃어버린 10년' 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 경제관료로서 소중한 경험을 쌓은 이 사장은 귀국 후 청와대 경제비서실 총괄국장으로 일한 뒤 과감히 짐을 싸 다시 주일대사관 재경관으로 근무하며 확실한 일본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 재경부 국고국장을 지내며 한ㆍ중ㆍ일 국고국장 회의를 주도한 그는 역내 채권시장 육성에 기여했으며 2004년에는 필리핀에 본부를 둔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를 맡아 국제금융 현장에서 실무를 닦았다. 국제금융과 실물을 모두 다뤄본 이 사장은 지난해 탁월한 경제 예측력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8월 "리먼은 회생하기 어려울 것" 이라고 언급한 것이 한달 후 적중했고 이후에는 "씨티은행 주가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질 날이 올 것" 이라고 국내 금융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말한 것이 현실이 되기도 했다. 이 사장이 최근에는 '한국의 루비니(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한 미국 뉴욕대 교수)' 로 불리는 이유다.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 20조원의 자본확충펀드, 7,000억원의 신용회복기금 운용의 키를 쥐고 있고 대우인터내셔널ㆍ쌍용건설의 최대주주인 캠코의 선장으로 이 사장은 100조원의 사나이로 불리지만 어느 CEO보다 소탈하고 특히 직원들에게 다정하다. 그는 종종 경제위기의 최일선에서 동분서주하는 직원들에게 인원을 보강해주지는 못할망정 구조조정을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게 가슴 아프다고 했다. 이 사장은 수시로 야근자들을 찾아가 격려하고 퇴근 후 공사 기숙사를 깜짝 방문하는 등 임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미안함을 덜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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