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명인의 감각

제5보(55~68)


흑55로 들여다보고 57로 우변의 세력권을 키우는 이 구상. 명인 다카오 신지가 보여준 독특한 감각이었다. 뒤늦게 검토실에 들어온 사카이7단은 명인의 감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참고도1의 흑1로 넘는 것이 제일감이라는 주장이었다. 나중에 그 얘기를 전해들은 다카오는 말했다. “나도 그렇게 둘 예정이었다. 그런데 백2로 쳐들어오면 우변이 볼품없이 찌그러질 것 같아서 예정을 변경했다.” 이 해명을 듣고 나서도 사카이7단을 비롯한 여러 청소년 고수들은 선뜻 찬동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좌변을 넘어두는 것이 큰 수라는 얘기였다. 장쉬는 재빨리 60으로 젖혀 흑이 넘는 것을 선수로 방지했다. 흑63의 응수는 절대. 손을 빼면 참고도2의 백1과 3이 너무도 기분좋은 선수활용이 된다. 백3에 또 손을 빼면 A로 끊겨 대형사고가 일어난다. 한국기원의 검토실에서는 서봉수9단이 다카오의 수순을 음미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좌변에서 손을 돌려 흑55와 57을 둔 것은 서봉수9단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착상이라는 것이었다. “다카오는 역시 고수로군. 우리 같으면 무조건 좌변을 넘었을 거야.”(서봉수)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